[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어두운 터널을 거쳐 화려하게 빛나는 ‘꿈의 무대’에 선다. 한국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이해인(고려대) 이야기다.
이해인은 4일 서울 양천구 목동 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제80회 전국남녀 피겨스케이팅 종합선수권대회 겸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국가대표 2차 선발전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기술점수(TES) 63.75점, 예술점수(PCS) 65.87점으로 129.62점을 받았다.
쇼트프로그램 점수 66.38점과 합해 총점 196.00점을 받은 이해인은 5위에 올랐다.
1차 선발전에서 195.80점으로 5위였던 이해인은 1, 2차 선발전 합계 391.80점을 기록,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가진 여자 싱글 선수 중 2위에 올라 상위 2명에게 주어지는 올림픽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이해인은 1차 선발전에서 올림픽 출전 자격을 가진 여자 싱글 선수 중 신지아(세화여고), 김채연(경기도빙상연맹)에 이어 3위였지만, 2차 선발전을 통해 2위로 올라섰다.
384.37점에 그친 김채연은 올림픽 출전이 불발됐다.
이날 프리스케이팅을 마친 후 이해인은 “결과가 어떻게 되든 끝까지 최선을 다하자는 것이 이번 시즌 목표였다. 제가 올림픽에 출전하게 돼 감사하다는 말씀을 꼭 드리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연기를 마친 후 빙판 위에 엎드려 눈물을 쏟아낸 이해인은 “완벽한 연기를 펼치지는 못했지만, 연기를 마친 후 힘들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해왔는데, 그런 것들이 떠올라서 많이 슬펐다”고 털어놨다.
이해인은 1차 선발전에서 김채연에 5.98점 뒤졌다가 역전을 일궈냈다.
그는 “올림픽에 무척 출전하고 싶었고, 원하던 자리였다. 그러나 2차 선발전을 준비하면서 올림픽에 대해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며 “하루하루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해나가면서 준비했다. 그래서 엄청난 스트레스는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어느 순간부터 걱정이 되기는 했는데, 2차 선발전을 다치지 않고 잘 마무리해 다행”이라고 안도했다.
이해인은 2024년 5월 이탈리아 바레세에서 진행된 피겨 국가대표 전지훈련에서의 불미스러운 일로 대한빙상경기연맹으로부터 선수 자격 정지 3년의 중징계를 받았다.
이해인은 법원에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했고, 서울동부지법이 2024년 11월 인용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5월 빙상연맹은 조정을 통해 징계를 무효화하기로 했고, 선수 생활이 끝날 수도 있는 기로에 섰던 이해인은 다시 빙판 위에 섰다.
이해인은 “모든 불행도 영원하지 않고, 모든 행복도 영원하지 않다. 행복이 다가왔을 때 감사하게 받아들이고, 힘들 때에는 여기서 벗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고 힘겨웠던 순간을 돌아봤다.
또 “이제 제가 아무리 좋은 기회를 얻어도 저 혼자 잘해서 됐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늘에도 감사하고, 부모님과 선생님 등 많은 도움을 주신 분들께 모두 감사함을 느낀다”고 강조했다.
이해인은 “조금 더 스스로에게 자신감을 가지고 싶다”면서 “올림픽에 간다는 것이 믿겨지지 않는데, 더 열심히 준비해서 할 수 있는 최대치를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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