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이스라엘이 하마스와 연계를 의심하며 국경없는의사회(MSF) 등 구호단체 활동을 금지했다.
30일(현지 시간) AP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 디아스포라업무·반유대주의대응부는 가자지구에서 활동하는 단체의 약 15%가량인 30여 개 단체에 대해 규정 미준수를 이유로 활동 허가 갱신을 불허했다고 밝혔다.
최대 규모 가자 구호단체인 MSF의 경우 일부 직원들이 하마스나 이슬람지하드와 연계돼 있다는 이스라엘 주장에 답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아미차이 치클리 다이스포라부 장관은 “메시지는 분명하다. 인도적 지원은 환영하지만, 테러를 위해 인도적 체계를 악용하는 행위는 용납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스라엘은 올해 초 규정을 개정해 가자지구에서 활동을 희망하는 구호 단체에 대해 직원 명단 등록과 자금 및 운영에 관한 세부 정보 제공을 의무화했다.
이스라엘 보이콧을 촉구하거나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을 부인, 이스라엘 군인·지도부를 상대로 한 국제 소송을 지지한 단체의 자격도 박탈하기로 했다.
활동이 금지된 일부 단체는 이스라엘 표적 우려와 유럽의 개인정보 보호법 등 이유로 팔레스타인 직원 명단을 제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번 조치로 구호단체들의 이스라엘과 동예루살렘 내 사무실은 폐쇄되고, 국제 직원이나 구호물자를 가자지구로 보낼 수 없게 됐다.
활동은 1월 1일 자로 금지되며, 단체들은 3월 1일까지 떠나야 한다. 이번 결정에 이의 제기를 할 수도 있다.
MSF는 이번 결정이 가자지구 내 활동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단체는 군사 활동에 관여하는 인력을 고의로 고용하지 않는다”고 규탄했다. MSF는 가자 내 병원 병상의 약 20%를 지원하고 있으며, 출산 3분의 1을 담당하고 있다.
가자지구 인도적 지원을 감독하는 국방부 산하 민간협조관(COGAT)은 활동이 금지된 단체는 전체 원조의 1% 미만을 차지한다며 “등록 절차는 특정 국제 구호 단체를 통해 활동해 온 하마스의 악용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라는 입장을 냈다.
앞서 이스라엘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가 하마스에 침투됐다며 자국 내 활동을 금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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