놓치면 안 되는 이 시각 핫한 이슈를 픽해드리는 <뉴스핫픽> 시작합니다.
전북 전주시의 한 주민센터에는 매년 이맘때면 어김없이 이름도, 얼굴도 밝히지 않는 의문의 전화 한 통이 걸려옵니다.
처음 전화가 걸려온 건 무려 26년 전인데요.
해마다, 연말이면 큰 울림을 안겨주는 전화의 정체는 무엇일까요?
종이상자 안에 빨간 돼지저금통과 함께 단 두 줄짜리의 짧은 쪽지가 들어있습니다.
“2026년에는 좋은 일들만 있었으면 한다”며 “건강하고 새해 복 많이 받으시라”는 내용이 담겼는데요.
이 상자가 놓인 곳은 바로 한 식당 앞 소나무 아래였습니다.
이 상자를 발견한 건 바로 주민센터로 걸려온 한 통의 전화 덕분이었는데요.
50대로 추정되는 한 남성은 자신이 어디에 사는 누구인지 밝히지 않은 채 “소나무 아래에 놓아둔 상자를 좋은 곳에 써달라”는 말만 남기고 전화를 끊었습니다.
놀랍게도 이 같은 전화가 걸려온 건, 올해로 벌써 27번째인데요.
얼굴 없는 천사의 전화라는 걸 직감한 주민센터 직원들이 도착한 곳엔 무려 현금 9,004만 6,000원이 들어있었습니다.
매년 12월이면 상자에 현금과 돼지저금통, 몇 줄의 쪽지를 두고 발신번호 표시제한 전화로 연락한 채 사라져버리는 얼굴 없는 천사!
그를 두고 온갖 설이 무성하지만 여전히 베일에 쌓여있는데요.
26년 동안 이어져온 그의 조용하지만 묵직한 선행에 전주시는 2009년 기념비와 천사의 길도 조성했습니다.
그리고 그의 기부금은 매년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의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처럼 이름도, 얼굴도 남기지 않은 채 조용한 기부를 이어온 ‘얼굴 없는 천사’는 전주에만 있었던 건 아니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비슷한 방식의 선행이 또 다른 지역에서도 포착됐는데요.
지난 26일, 완주군의 한 행정복지센터 앞에 백미 10kg의 쌀 60포대와 편지 한 통이 놓였습니다.
이곳의 얼굴 없는 천사는 18년째 같은 자리를 지키고 있는데요.
“가장 외지고 어두운 곳에 사랑의 온기를 전하고 싶다”고 쓴 천사의 바람대로 매년 이곳의 이장협의회는 천사가 남긴 쌀로 사랑의 쌀 나눔 행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름을 알리는 대신, 따듯한 마음과 나눔의 기쁨, 그리고 희망을 남겨준 얼굴 없는 천사들.
그들의 조용하지만 묵직한 선행이 큰 울림을 안겨주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핫픽’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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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샛별(usb0630@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