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공연계]새로운 떡잎이 자란다…내년 무대는 초연 열전

[서울=뉴시스]김주희 기자 = 내년 뮤지컬·연극계에는 눈길을 끄는 초연 대작들이 대거 무대에 오른다.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오리지널 투어부터 해외 화제작, 국내 창작극까지 낯설지만 신선한 작품들이 관객의 선택을 기다린다.

내년 공연계 포문은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을 무대화한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이 연다. 지브리 작품 오리지널 프로덕션이 국내에서 공연하는 건 처음이다. 2022년 도쿄 초연을 시작으로 일본 주요 도시를 돌며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낸 작품은 지난해 영국 런던 웨스트엔드에 이어 중국 상하이 투어까지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내년 1월 7일부터 시작되는 한국 초연도 1차 오픈분 3만석이 모두 매진됐다.

7월 GS아트센터에서는 팝스타이자 싱어송 라이터 앨리샤 키스의 삶과 음악을 다룬 뮤지컬 ‘헬스키친’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막을 올린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무대화한 ‘프로즌’은 8월 서울 샤롯데씨어터에서 개막한다. 거대한 눈과 얼음의 세계를 구현하며 눈부신 스펙터클을 선사하며 ‘렛 잇 고(Let It Go)’를 비롯한 글로벌 명곡을 라이브로 들려준다.

‘헬스키친’과 ‘프로즌’ 초연을 연달아 준비한 제작사 에스엔코의 신동원 대표는 “한국 공연 시장 성장 덕에 세계적인 화제작을 빠르게 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면서 “한국 공연 시장의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하기 위해서라도 초연작 기획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이어 “기존 레퍼토리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작품을 지속적으로 소개하며 작품 선택의 폭을 넓히고, 신규 관객층의 유입을 유도해 시장 전반의 저변을 확대하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전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프로즌’에 대해서는 “무대 공연은 ‘경험’의 축적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동안 뮤지컬 주 소비층이 2030 중심이었다면, ‘프로즌’을 통해 다양한 연련층이 공연시장에 새로 유입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웨스트엔드 신작 뮤지컬 ‘콰이어 오브 맨’도 내년 9월 한국어 초연을 준비하고 있다. 작품은 ‘더 정글(The Jungle)’이라는 펍에 모인 아홉 명의 개성 넘치는 남자들의 삶을 친숙한 팝 음악과 함께 풀어내며, 관객에게 흥분과 해방감 그리고 따뜻한 공감의 순간을 선물한다.

김동인의 ‘배따라기’와 셰익스피어의 ‘오셀로’를 엮어 질투와 욕망으로 인해 흥망성쇠를 겪는 한 남자의 인생을 그린 뮤지컬 ‘초록’, 전설적인 할리우드 스차 제임스 딘의 삶을 모티브로 한 ‘제임스 바이런 딘’ 등 창작 뮤지컬도 첫선을 보인다.
서울시극단은 이준우 신임 단장과 함께 프랑스 화제작 ‘빅 마더’의 국내 초연을 마련했다.

빅데이터 시대의 여론 조작과 보이지 않는 정보 권력의 작동 방식을 포착한 작품으로 우리가 인식하지 못한 채 소비하는 정보의 이면을 무대 위에 드러내며 문제의식을 환기한다. 내년 3월 30일 개막 예정이다.

또한 이준우 연출과 강훈구 작가가 협업한 신작 ‘아파트’도 내년 10월 관객을 만날 계획이다. 화려했던 과거를 되찾고자 하는 배우의 내면을 따라가며 한국 사회의 내재한 욕망과 허위, 집단적 심리를 해부한다.

올해 비슷한 시기에 헨리크 입센의 ‘헤다 가블러’를 상연해 관심을 모았던 국립극단과 LG아트센터는 내년에도 안톤 체호프의 ‘바냐 삼촌’으로 맞붙는다.

국립극단은 한국적 변주를 더한 ‘반야 아재’를 내년 5월 22일부터 31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앞서 세 차례 ‘바냐 아저씨’를 무대에 올렸던 국립극단은 내년 무대에서 원작의 배경을 한국으로 옮겨 새로운 해석을 내놓을 예정이다.

LG아트센터는 손상규 연출의 ‘바냐 삼촌’을 5월 7일부터 31일까지 선보인다.

아울러 국립극단은 올해 시작한 ‘안트로폴리스’ 5부작의 대장정을 내년 마무리한다.

올해 공연된 1부작 ‘프롤로그/디오니소스’, 2부작 ‘라이오스’에 이어 내년 9월부터 12월까지 3~5부작 ‘오이디푸스’, ‘이오카스테’, ‘안티고네/에필로그’가 순차적으로 개막한다.

◎공감언론 뉴시스 juhee@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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