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증 작품이 경매 등장”…中박물관 전 관장, 문화재 유출 의혹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오채연 인턴기자 = 중국 난징박물관 전 관장이 대규모 국가 문화재 절도와 밀수를 주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중국 당국이 조사에 착수했다.

23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당국은 난징박물관 관장의 문화재 불법 유출 의혹에 대한 조사를 시작했다.

이번 사건은 16세기 회화 한 점이 지난 5월 경매에 등장하면서 처음 수면 위로 떠올랐다. 해당 작품은 명나라 시대 화가 구영의 작품 ‘강남의 봄(Spring in Jiangnan)’으로, 예상 낙찰가는 8800만 위안(약 183억원)에 달했다. 이 작품은 저명한 미술품 수집가 팡라이천의 가족이 1959년에 기증한 137점 중 하나다.

팡씨의 후손들은 소장품 전수 조사에서 해당 작품을 포함한 5점의 작품이 사라진 사실이 확인했고, 지난해 작품 행방을 밝히기 위한 소송을 제기했다.

난징박물관은 이 작품들이 1960년대에 위작으로 판정돼 1997년 소장 목록에서 제외됐고, 2001년 6800위안(약 141만원)에 판매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팡씨 후손은 박물관의 설명에 모순이 있다며 반박했고, 신뢰 훼손과 부적절한 관리 처우를 이유로 작품 반환을 요구했다.

쉬후핑(82) 전 난징박물관 관장은 해당 작품 판매에 관여하지 않았다며 “이 일에 대해 전혀 모르며, 회화 감정 전문가도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지난 21일 박물관 퇴직 직원인 궈리뎬(80)이 과거 쉬 전 관장이 진품을 가짜로 감정하고 문화재 상점에 헐값으로 넘긴 뒤 재판매하는 조직적인 범행을 벌였다고 폭로하며 파장이 커졌다. 그는 40여명의 직원이 그의 행위를 신고했지만 묵살됐다고도 주장했다.

이번 논란은 온라인에서 급속히 확산되며 중국 대표 박물관에 대한 대중의 신뢰를 흔들었다. 아울러 문화재 관리 전반에 대한 문제 제기로까지 번졌다.

이에 중국 국가문물국은 23일 난징박물관의 문화재 관리 실태를 조사하기 위한 특별 조사팀을 구성했다고 밝혔다. 장쑤성 당국과 박물관도 합동 조사에 나섰다. 조사 당국은 문화재 반출 행위를 엄중히 처벌하겠다고 약속하며, 조사 진행 상황을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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