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크리스마스이브를 맞아 원유 거래량이 크게 줄어든 가운데, 국제 유가가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글로벌 공급 과잉 전망이라는 올해 두 가지 핵심 변수 속 방향성을 잡지 못하고 보합권에서 마감했다.
24일(현지 시간) CNBC에 따르면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은 배럴당 3센트 하락한 약 58달러에 거래를 마치며 5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멈췄다.
투자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는 가운데, 해당 국가에서의 원유 공급 차질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미국은 현재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세 번째 유조선을 추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워싱턴이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을 지탱하는 석유 수입을 차단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한 이후에도, 원유를 실은 유조선 약 6척이 이미 베네수엘라 연안을 떠난 것으로 전해졌다.
BOK파이낸셜증권의 거래 부문 수석부사장인 데니스 키슬러는 “카리브해 지역의 혼란이 연휴를 앞둔 시장의 핵심 초점”이라며 “봉쇄와 제재가 전 세계 원유 공급을 직접 줄이지는 않더라도, 공급을 지연시키는 효과는 있어 유가에 일정 부분 상승 압력을 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유인 WTI는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기타 산유국 모임인 오펙플러스(OPEC+)의 산유국들이 공급을 늘리면서 내년에 공급 과잉이 발생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인 가운데, 2020년 이후 최대 연간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여전히 크다. 그럼에도 러시아와 베네수엘라 등 OPEC+ 회원국을 중심으로 한 공급 차질 우려가 유가의 하단을 지지하고 있다는 평가다.
실제로 러시아산 원유는 해상에서 재고가 쌓이고 있으며, 그 물량은 8월 말 이후 48%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베네수엘라 제재 조치가 러시아산 원유를 운송·구매하는 해운사와 수요처에도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이들 화물 역시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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