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도 소녀들 좋아해” 美 엡스타인 문건 추가 공개

[워싱턴=뉴시스] 이윤희 특파원 = 미국 법무부가 미성년자 대상 성범죄자 제프리 엡스타인 사건 기록 파일을 추가로 공개했다. 추가 문건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다수 언급됐으며, 대통령이 소녀들을 좋아했다는 편지도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23일(현지 시간) CNN 등 외신에 따르면 미 법무부는 전날 밤 약 3만페이지에 이르는 엡스타인 사건 관련 문서를 추가로 공개했다.

미국 의회는 법무부가 엡스타인 문건 공개를 사실상 거부하자, 지난달 이른바 ‘엡스타인 파일 공개법’을 통과시켰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서명했고 법무부는 지난 19일 처음 엡스타인 관련 수사 자료를 공개했다.

다만 당시 공개한 자료는 일부에 불과했고, 법무부는 공개 당일 트럼프 대통령 사진이 포함된 최소 16개 파일을 삭제하기도했다. 비판이 쏟아지자 법무부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전체 파일 공개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점차 높아지자 법무부는 3일 만에 추가 공개에 나섰는데, 공개된 문건에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언급이 여러차례 포함됐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일례로 엡스타인 성범죄 공범으로 복역 중인 길레인 맥스웰 관련 소환장에는 뉴욕 연방검찰청 검사보의 관련 기록이 포함됐다. 그는 이메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1993년부터 1996년까지 최소 8차례 엡스타인 전용기에 탑승했다고 적었고 트럼프 대통령과 엡스타인, 20살 여성만 비행기에 탑승한 적도 있었다고 언급했다.

CNN은 엡스타인이 우회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언급하는 것으로 보이는 편지도 새롭게 공개됐다고 보도했다.

‘J. 엡스타인’ 서명이 들어간 이 편지는 엡스타인이 복역 중 사망한 2019년 작성됐고, 수신인은 ‘L.N’으로 돼 있다. 이는 여자 체조 국가대표팀 주치의로 활동하며 선수들을 성착취한 것으로 드러난 래리 나사르로 보인다.

엡스타인은 편지에서 “우리는 한가지를 공유하는데 젊은 여성들에 대한 사랑과 관심, 그리고 그들이 모든 잠재력을 발휘하기를 바라는 희망이다”며 “우리 대통령 또한 젊고 성숙한 소녀들을 좋아한다(Our President also shares our love of young, nubile girls)”고 적었다.

엡스타인은 이 대통령의 이름은 언급하지 않았으나, 편지 작성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재임시기였다.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을 우회적으로 저격한 것이란 분석이 따른다.

다만 법무부는 공개된 기록이 모두 진실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법무부는 이날 별도 성명에서 “이 문서 중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허위적이고 선정적인 주장을 담고 있다”며 “근고없고 거짓”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럼에도 법과 투명성에 대한 우리의 약속에 따라 법무부는 엡스타인 피해자들을 위해 법적으로 요구되는 보호 조치를 적용해 이 문건들을 공개한다”고 부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sympath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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