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고재은 기자 = 최초의 한국계 우주비행사 조니 킴이 우주 생활 중 김치, 쌀밥, 김 등 한국 음식을 특히 좋아했다고 언급했다. 한국계 미국인으로서 경험이 공감 능력을 기르는 데 큰 도움이 됐다고도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한국계 우주비행사 조니 킴은 지난 19일(현지 시간) NASA 존슨우주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존슨우주센터에서 보내준 추수감사절 선물에 칠면조 요리 등 맛있는 음식이 있어 감사했지만, 우주에서 가장 좋아했던 음식들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나를 위해 보내준 김치, 쌀밥, 말린 김 같은 것들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라오면서 먹던 음식들이었는데 우주에서는 거의 먹을 수 없었다. 집에서 먹던 맛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어서 정말 좋았다”고 했다. 그는 8개월 동안 국제우주정거장(ISS) 임무를 마치고 지난 9일 지구로 돌아왔다.
‘한국인으로서 정체성이 삶에 영향력을 미쳤다고 생각하는지’란 질문에는 “지금의 저를 만드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며 “공감 능력에 대해 많이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민자 부모를 둔 1세대, 2세대 미국인들은 두 세계 사이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고 저 역시 그랬다”며 “내가 완전히 한국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미국인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아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많은 사람들이 성장 과정에서 그런 어려움을 겪는다는 것을 알고 있고, 내가 직접 겪어 봤기 때문에 많은 이해와 공감 능력을 갖게 됐다”고 설명했다.
킴은 또 한국우주항공청(KASA) 출범을 거론하며 “KASA가 이제 막 출범했다는 것을 알고 있고 매우 자랑스럽고 기대된다”며 “NASA가 주도해 온 지속적인 국제 협력의 연장선으로서, 함께하면서 얻을 수 있는 이점을 잘 보여줄 수 있는 사례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향후 계획을 묻는 질문에는 “우주비행사가 된 이유는 우주에 가는 것 자체가 목표는 아니었다. 과학 탐사를 위해 NASA라는 공공서비스의 플랫폼에서 봉사할 수 있다는 훨씬 더 본질적이고 깊은 바람이 있었다”며 “다시 우주에 가는 건 정말 좋겠지만 그게 내가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나는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 가진 가치를 끌어올리고 각자의 최선을 이끌어 내는 데 매우 큰 열정을 갖고 있다”며 “우주정거장에서의 목표와 달을 향한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목표와 잘 맞아떨어진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8개월 동안 우주생활을 보낸 소감으로는 “우주에서 8개월을 보낸 후 제가 믿게 된 것은, 우리가 가장 중요하게 발견할 수 있는 건 과학적 성과가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인간의 이야기, 인간의 조건, 우리가 만들어 낼 인간적인 연결이란 점”이라며 “이는 영감으로 연결되고, 우리가 다음 세대에게 줄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선물”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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