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재준 기자 = 미국 해안경비대가 베네수엘라 정부의 제재 회피를 돕는 유조선을 카리브해에서 추적 중이라고 AP 통신과 스트레이츠 타임스가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에 따르면 미국 해안경비대는 이날 카리브해상에서 베네수엘라와 연계된 이른바 ‘그림자 선단’에 대한 단속 강화 일환으로 유조선 1척을 쫓고 있다.
이런 상황은 미국 정부가 전날 2주일 사이 두 번째로 베네수엘라 관련 유조선을 나포했다고 발표한 직후 밝혀졌다.
관련 브리핑을 받은 미국 정부 당국자는 “이번에 추적 대상은 베네수엘라의 불법 제재 회피 활동에 연관한 ‘다크 플리트(dark fleet)’ 선박”이라며 해당 선박이 위조 국적기를 게양하고 있으며 사법 당국의 압류 명령이 내려진 상태라고 설명했다.
당국자는 진행 중인 작전에 대해 공개 발언 권한이 없다며 익명을 요구했다.
앞서 미국 당국은 20일 새벽 파나마 국적 유조선 센추리스(Centuries)호를 나포했다.
백악관은 선박이 “베네수엘라의 그림자 선단의 일부로 활동하며 도난 석유를 운송한 위장 국적 선박”이라고 소개했다.
해안경비대는 지난 10일에도 해군의 지원을 받아 제재 대상 유조선 스키퍼(Skipper)호를 억류했다.
스키퍼호는 나포 당시 어떠한 국기도 게양하지 않은 상태였다고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나포 이후 베네수엘라에 대해 사실상 ‘봉쇄’를 실시하겠다고 경고하며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겨냥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
최근 들어서 트럼프 대통령은 마두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거론하며 강경 발언을 이어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베네수엘라 정부가 미국 석유기업들로부터 몰수한 자산을 반환하라고 요구하면서 제재 대상인 베네수엘라행·출항 유조선에 대한 봉쇄 조치를 재차 정당화했다.
일부 제재 대상 유조선은 이미 베네수엘라 항로를 변경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석유기업들은 한때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사실상 지배했으나 베네수엘라가 1970년대와 위고 차베스·마두로 정권 하에서 석유산업을 국유화했다.
그 과정에서 제시된 보상금이 불충분하다는 판단 아래 2014년 국제중재재판소는 베네수엘라 정부이 엑손모빌에 16억 달러(약 2조3700억원)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유조선 단속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부에 카리브해와 동태평양에서 펜타닐 등 불법 마약 밀수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지시한 가운데 이뤄졌다.
관련 데이터로는 지난 9월 초 이후 미군에 의한 최소한 28차례 공격으로 104명 이상이 사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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