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유시연 인턴기자 = 영국 히드로 공항에서 한 남성이 여권과 탑승권 없이 국제선 비행기에 탑승하는 사건이 발생하며, 공항 보안 시스템의 허점이 도마 위에 올랐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더선에 따르면 지난 13일 오전 7시20분 출발 예정이던 히드로 공항의 오슬로행 항공편에서 신원불명의 남성이 무단 탑승한 사실이 밝혀졌다. 그는 즉시 경찰에 체포됐다.
남성은 비행기 탑승 전 마지막 여권 심사를 통과하는 한 가족의 뒤를 바짝 따라붙어 비행기에 탑승한 것으로 추정된다. 탑승구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규정에 따른 모든 보안 절차는 정상적으로 통과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기내에서 계속 자리를 옮기던 남성은 결국 승무원에게 발각됐다. 해당 항공편에 탑승 중이던 마이크 라코트는 “그 남성은 비행기 좌석이 가득 찰 때까지 자리를 옮겨 다녔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수상함을 느낀 승무원이 확인한 결과, 그는 탑승권은 물론 여권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마이크는 남성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으로 보이는 백인 남성”이라고 묘사하며, 트레이닝복 차림에 배낭을 맨 지저분한 인상이었다고 전했다.
이후 공항 보안 요원과 무장 경찰이 기내에 진입해 그를 하차시켰으며, 승무원들은 그가 앉았던 좌석과 기내 수하물 보관함을 다시 점검해야 했다. 기내 보안 문제로 탑승 중이던 승객 전원은 다시 보안 검색을 받아야 했으며, 기내에는 탐지견이 투입돼 전체 수색이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항공편은 약 3시간 20분 동안 지연됐고, 항공사는 승객들에게 135크로네(약 1만9000원) 상당의 보상금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항공 전문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사건은 중대한 보안 실패”라고 지적했다. 히드로 공항 측은 해당 사건이 현재 조사 중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았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