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때 빌려줬던 150만원 이유로 20년 째 부탁하는 친구…손절 고민”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대학 시절 150만원을 빌려준 적이 있다는 이유로 20년째 지나친 부탁을 하는 친구와 관계를 끊고 싶다는 사연이 누리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지난 17일 온라인 커뮤니티 네이트판에는 ‘돈 빌려준 친구, 이제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나쁜 건가요?’라는 제목의 게시글이 올라왔다.

작성자 A씨는 20년 전 아버지 사업 부도로 대학 등록금이 없어 휴학을 고민하던 시기가 있었다고 한다. 그때 10년지기 친구 두 명이 등록금 일부를 빌려줬다면서, 당시 A씨는 알바를 하며 5000원에서부터 10만 원씩 꼬박꼬박 갚았고, 졸업 전 취업도 해 두 달 만에 모두 갚았다고 설명했다.

A씨는 이런 과거가 있기 때문에 나이 40세가 된 지금까지도 그 마음을 잊지 않고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 그 친구들이 자잘한 부탁을 하거나 돈을 빌려달라고 하면 혹시 못 받아도 괜찮다는 마음으로 도운 것으로 전해졌다.

그런데 A씨는 최근 몇 년 전부터 두 친구 중 한 친구가 불편하다고 토로했다.

A씨는 “(한 친구가) 돈을 빌려준 시점부터 20년 간 자잘한 부탁이 많아졌다”면서 “학생 땐 조별 과제를 할 때마다 그 친구가 일이 생겨 제가 대신하는 경우가 있었고, 제 옷이나 가방을 빌려 가고 잊어버려 돌려받지 못하는 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결혼 후에는 김장철마다 도와달라고 저를 부른다. 우리 집이나 시댁, 외가 모두 김치를 사 먹어서 김장을 해본 적이 없다”면서, 심지어 이 친구는 몸이 아파 장기 휴가 중일 때도 전화해서 ‘아이 좀 봐 달라’ ‘강아지 맡아달라’ 등의 부탁을 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저도 한계가 왔는지, 요즘은 전화도 메시지도 일부러 확인하지 않는데, (친구가) 눈치를 챘는지 ‘고맙다’는 장문의 메시지를 보내며 제가 예전에 힘들 때 마련해줬던 150만원 이야기를 꼭 꺼낸다. 자기가 정말 힘들게 마련해서 가장 친한 저에게 준 돈이었다는 뉘앙스다”라고 토로했다.

한편 돈을 빌려줬던 다른 친구 한 명은 연락해 함께 밥도 먹고, 집안 행사 있을 때 가끔 보는 정도라 아무 문제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한다.

A씨는 “자꾸 두 친구를 비교하게 된다”면서 “고마운 마음은 여전히 있지만, 이제는 제가 할 만큼 다 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만 손절하고 싶은데 제가 나쁜 건가?”라고 물었다.

누리꾼들은 “그 정도면 그 친구한테 사채 이자보다도 더 많이 몸으로 갚은것 같은데 끊어내세요” “그냥 할 만큼 했니마니 하지 말고 티 안나게 손절하세요” “그래서 나이가 먹을 수록 주변 정리가 되는 겁니다. 친구가 아닌 종속 관계로 된지 오래 전입니다. 차단부터 하세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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