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간 마을 지켰는데”…英 크리스마스 트리 ‘싹둑’ 왜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김다빈 인턴기자 = 영국에서 마을의 상징과도 같던 대형 크리스마스트리가 점등 몇 시간 만에 전기톱으로 잘려 나간 사건이 발생했다.

17일(현지시간)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지난 10일 영국 더럼주 쇼턴 콜리어리 마을 중심부에 있는 크리스마스 트리의 점등식이 진행됐다. 그러나 이날 밤 누군가 전기톱으로 트리 밑동을 절단하면서 트리는 그대로 잘려나갔다.

해당 크리스마스 트리는 제1·2차 세계대전 전사자를 추모하기 위해 조성된 것으로, 마을 중심부에 설치돼 10년간 자리를 지켜왔다.

해당 트리 주변으로 약 보호용 울타리가 설치돼 있었지만 훼손을 막지는 못했다. 경찰은 용의자 딜런 맥나마라(26)를 재물손괴 혐의로 입건했지만 그는 혐의를 부인하고 있다.

트리가 훼손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주민들 사이에서는 깊은 상실감이 퍼졌다. 한 주민은 “퇴근길에 트리를 보면 마음이 따뜻해졌는데, 하루아침에 잘려 나갔다는 사실이 정말 끔찍하다”고 말했다.

주민협회 회장 스티븐 메이틀랜드는 “해당 트리는 주민들에게 너무나 큰 의미였는데, 큰 충격을 받았다”며 “정말 화가 난다”며 심경을 전했다.

사건 이후 마을 주민들은 자발적으로 모금에 나섰다. 현재까지 약 2680파운드(약 530만원)가 모였으며, 모금액은 기존 트리를 대체할 새 나무를 마련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새 트리가 준비되기 전까지 주민들은 잘려 나간 트리를 다시 세우고 볼트로 고정한 뒤, 잔디와 장식용 풀로 잘린 줄기를 감싸 임시 복구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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