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과거 일본 여행 중 길을 잃은 중국인 관광객과 그에게 선의를 베푼 일본인 남성의 국경을 초월한 우정이 최근 일본의 한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재조명되면서 양국 누리꾼들의 반응이 뜨겁다.
18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지난 2016년 중국 인촨시에 거주하는 애니메이션 애호가 샤오진은 혼자 일본 다카야마시를 여행하던 중, 연말 성수기 인파로 인해 숙소를 구하지 못하는 곤경에 처했다.
추운 밤거리에서 캐리어를 끌며 방황하던 그에게 먼저 손을 내민 건 현지인 요시자와 히라사와였다.
요시자와는 낯선 외국인 관광객인 샤오진에게 영어로 자신의 집에서 하룻밤 머물 것을 제안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두 사람은 대화를 나누며 서로의 진심 어린 배려를 느꼈고, 이튿날 몇 장의 기념사진을 남긴 뒤 헤어졌다. 이후 두 사람의 연락은 자연스럽게 끊겼다.
그러나 이들의 인연은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위기 속에서 뜻밖의 방식으로 다시 이어졌다. 당시 마스크 품귀 현상으로 어려움을 겪던 요시자와에게 중국 인촨시에서 보낸 택배 하나가 도착한 것이다.
상자 안에는 마스크 300장과 샤오진의 편지, 그리고 과거 두 사람이 함께 찍었던 사진이 담겨 있었다.
샤오진은 요시자와의 정확한 주소를 알지 못했지만, 과거 대화 중 기억해 둔 인근 신사로 사진을 동봉해 택배를 보냈다. 요시자와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정말 큰 충격을 받았고 깊이 감사한다”고 소회를 밝히며, 받은 마스크의 절반을 신사에 기부하는 등 선행을 이어갔다.
사연을 알려지자 양국 누리꾼들은 둘의 우정을 높이 평가했다. 한 일본 누리꾼은 “두 사람의 우정이 세상을 바꾸지는 못해도, 이 추운 겨울을 따뜻하게 하기엔 충분하다”고 말했고, 한 중국 누리꾼은 “평범한 사람들 사이의 친절은 언어와 국경을 초월한다”고 했다.
두 사람은 현재까지도 온라인을 통해 꾸준히 교류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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