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성민여고 “텃밭서 키운 배추, 이웃에 김치 나눠”

[창원=뉴시스] 김기진 기자 = 고등학생들이 직접 학교 텃밭에서 배추를 심고 수확해 부모, 교직원들과 함께 김장김치를 담궈 화제가 되고 있다.

창원성민여자고등학교(교장 김용준)는 18일 학교에서 ‘씨앗동무 나눔’이라는 제목의 김장김치 담그기 행사를 가졌다.

이 학교는 기후위기 시대를 맞아 학생 주도의 생태·농업 교육을 본격화해 지역사회와 협력하는 학교 텃밭 프로젝트를 추진해 왔다.

학교 뒤편의 약 189㎡ 노지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학생·교직원들의 관심 밖 공간이었다. 그

그러다가 김용준 교장의 제안으로 교육적 활용 가능성이 재조명되었고 원예부 동아리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땅을 일구기 시작했다.

학교는 이곳에 올해 2월, 경상남도교육청 기후환경추진단과 창원특례시 농업기술센터 도시농업과의 지원을 받아 16개 학급이 공동으로 활용할 수 있는 생태 텃밭을 조성했다.

3월부터는 모든 학급이 텃밭 특색활동에 참여했다.

학생들이 고추, 토마토, 감자 등 30여 종의 작물을 직접 재배했다.

경작 경험이 부족한 학생과 교직원들은 일부 경험 있는 교직원·행정원의 지도를 받으며 밭갈이, 퇴비 시비, 병해 관리 등 기초 농업기술을 차근차근 익혀 나갔다.

이렇게 여러 사람의 지혜를 모아 텃밭은 단순한 재배 공간을 넘어 학생들의 생태 감수성과 협업 역량을 길러주는 생활교육장으로 자리매김했다.

수확된 작물의 일부는 급식소 자율 배식대에서 전교생과 나눠 먹기도 했고, 일부는 지역 양로원에 기부했다.

학교 관계자는 “기후위기 속 식량 문제를 고민하는 교육 현장에서 작은 규모의 식량 자급 경험과 지속가능성 교육을 실천하는 사례로 의미가 크다”고 밝혔다.

2학기에는 전 학급이 김장용 배추와 무를 재배해 12월 초 수확을 했다. 김장 경험이 적은 학생들을 위해 학부모와 급식 조리사들이 참여해 함께 김장 준비를 했다.

김장에 필요한 부속 재료는 개교 이래 이어지고 있는 학생회 주최 교내 바자회 수익금으로 마련되었다.

그동안 학생들은 바자회를 통해 교내 거울 구입, 기부 활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지역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펼쳐 왔다.

학교 관계자는 “올해는 바자회 수익금이 김장 나눔과 결합되며 더 큰 상승효과를 냈다”라며 “텃밭에서 정성으로 직접 키운 무와 배추에, 학생들의 자발적인 나눔 의지가 담긴 자선금이 더해져 김치를 만든다는 사실은 학생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남겼다”고 전했다.

학생들은 지난 1년 동안 텃밭 운영 과정을 통해 농작물이 식탁에 오르기까지의 가치와 노동을 직접 체감하며 생태적 책임의식을 배우는 경험을 쌓게 된것이다.

김용준 교장은 “텃밭은 학생들이 서로 협업하고 자연에게서 배우며 생태 시민으로 성장하는 장”이라며 “앞으로도 지속가능한 생태교육을 확대하고 지역과 함께하는 생태 공동체 학교로 나아가겠다”고 밝혔다.

◎공감언론 뉴시스 sk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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