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차미례 기자 = 미국 상원이 17일 오후(현지시간) 군용기도 공항 상공에서 위치를 알리는 방송을 자동으로 하도록 의무화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지난 1월 워싱턴 D.C.에서 군용 헬기가 민간항공기와 충돌, 항공기가 포토맥 강에 추락해 67명이 죽은 사건의 재발을 방지하는 법안을 승인한 것이다.
이 날 상원은 대규모의 국방 관련 법안을 승인하면서 그 안에 군용기 운항에 관한 걱정스러운 부분의 논의도 포함시켰다고 AP통신 등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문제의 법안은 민주 공화 양당이 공동으로 제안한 것으로, 군용기를 포함한 모든 항공기들이 자동 위치감시 방송기술인 ADS-B 시스템을 통해서 정확한 이동 위치를 방송하도록 의무화 하는 내용이다. ADS-B는 자동 위치 감시와 방송기술을 의미하는 Automatic Dependent Surveillance–Broadcast technology의 약자이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워싱턴 공항에서 미군 블랙호크 헬기가 ADS-B시스템으로 위치를 방송했다면 그런 참변은 없었을 것”이라면서 이번 법안으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크루즈 의원과 민주당 마리아 캔트웰 상원의원이 원내 상무위원회에서 공동 발의한 이번 법안은 상원에서 통과 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정확히 언제 하원에서 채택될지, 혹시 내용에 변경이 가해질지는 아직 명확하지 않다.
하지만 크루즈 의원은 상원을 통과한 이 법안 내용에 백악관도 이미 찬성했으며 앞으로 통과를 지원하기로 약속했다고 밝혔다. 따라서 자기는 이 법안이 하원을 통과해서 빠르면 다음 달에는 대통령의 책상에서 서명을 기다리게 될 것으로 낙관한다고 말했다.
공화당 지도부는 이번 국방관련 법안이 수정이나 지체 없이 통과하도록 적극적 지지에 나섰다. 항공안전을 위해서는 수정안이 다시 하원으로 송부되어 재차 표결을 하게 되는 등으로 지체할 시간이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워싱턴 항공기 사고에 관한 최종 보고서는 아직 완결되지 않았고 내년 중에나 완성될 예정이다. 하지만 크루즈 의원은 미군도 워싱턴 수도권에서 일반 민간 항공기 모두가 의무화하고 있는 비행위치 자동 보고 시스템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워싱턴 항공기 충돌 사고 3년 전부터 미 연방교통안전위원회 (NTSB)는 무려 85건의 항공사고가 날 뻔한 위기를 보고했지만 별 대책이 없었다가 마침내 큰 사고가 발생했기 때문이다.
사고 당시 블랙호크 군용 헬기도 레이건 공항에 착륙하려는 아메리칸 항공 여객기와 충돌하기 직전까지 자동 보고 방송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훈련 비행 중이어서 비행 노선이 정확히 알려지는 것을 꺼려 사고 전에 시스템의 스위치를 꺼둔 것으로 판명되었다.
NTSB는 수 십년 전부터 모든 항공기의 위치 추적 및 보고 시스템 채택과 다른 헬기나 항공기로부터 비행 데이터를 직접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위해 노력해 왔다. 하지만 경비부담의 문제가 있고 일반용 경비행기나 자가용 비행기들은 프라이버시 문제와 비행기 위치 추적 허용 기피로 인해 이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항공사 여객기나 신형 기종들은 이미 ADS-B Out 장치로 비행기 위치를 알리고 있지만 다른 비행기들로부터 위치 방송을 즉시 수신하는 더 신형의 ADS-B In 시스템을 갖춘 경우는 많지 않다고 한다.
이번에 통과된 새 법안은 미국 전국의 공항들이 워싱턴 경우 같은 위험한 일을 당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미군과 연방항공청(FAA)도 비행 데이터를 보다 더 쉽게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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