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소녀, 소말리아서 족쇄 생활…무슨 일 있었길래

[서울=뉴시스]김혜경 기자, 유시연 인턴기자 = 소말리아 수용소로 보내져 학대를 당한 영국인 소녀의 사연이 알려지며 충격을 주고 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영국인 아스마 하산 압둘라히(18)는 자신의 소셜네트워크(SNS) 틱톡 영상에서 어머니에게 속아 소말리아의 이슬람 수용소로 보내졌으며, 그곳에서 학대를 당했다고 밝혔다.

아스마는 3년 전 어머니 사갈 막사무드 로블레의 ‘짧은 휴가를 간다’는 말에 속아 소말리아 모가디슈로 향했다. 그러나 도착 직후, 어머니는 “재혼하겠다”고 선언하며 가족이 소말리아에 영구 정착할 것이라고 알렸다.

이후 1년이 지나 아스마는 영국·스웨덴·미국 등 서구에서 온 또래 청소년들과 친구가 됐다. 이에 로블레는 “딸이 지나치게 서구화됐다”며 아스마를 이슬람 수용소로 보냈다.

아스마의 사례는 ‘다칸 셀리스(Dhaqan celis)’라는 관행의 일환이다. 소말리아어로 ‘문화로의 복귀’를 의미한다. 이는 주로 영국에 거주하는 소말리아계 부모들이 서구 문화를 따르려는 자녀들을 소말리아 친척집이나 이슬람 재교육 시설로 보내는 관습으로, 1990년대 내전 이후 정착한 난민 2세들을 교육하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아스마처럼 부모에게 속아 소말리아로 보내진 뒤 감금되는 사례는 수백 건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시설에서는 구타, 체벌, 성폭력, 여성 할례, 강제 결혼 등이 일어나며 일부 아이들은 수년 간 수용되기도 한다.

아스마는 지금까지 총 세 곳의 시설에 수감됐고, 그중 두 곳에서 탈출을 시도했다고 한다. 한 번은 2층 발코니에서 뛰어내리기도 했지만 결국 붙잡혔다.

그녀가 공개한 사진에는 발목에 쇠사슬이 채워지고, 머리카락이 삭발되는 모습이 담겨 있었다. 가장 최근에 있던 시설에서는 턱 부위에 멍이 들고, 팔이 부러지는 등 심각한 학대를 입은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포착됐다.

최근 아스마는 현지 경찰서로 도망쳐 영국 대사관으로 보내 달라고 호소했지만, 경찰은 그녀를 어머니와 의붓아버지에게 다시 인계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블레는 언론 인터뷰 요청에 응하지 않았으며, 그의 지인 중 한 명은 “그 시설들은 정부에 등록된 합법법기관이고, (구금은) 아스마와 그녀의 어머니가 함께 결정한 일”이라며 “아스마는 무사하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국에 있는 아스마의 이부 형제자매들은 그녀를 본국으로 데려오기 위해 영국 외무부와 접촉 중이다. 아스마의 큰오빠인 모하메드 압둘라히 아다웨는 “영상을 볼 때마다 눈물이 난다”며 그녀가 무사한지 확인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chkim@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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