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대-교통대 통합 결렬’…고창섭 총장 사직 시기 저울질

[청주=뉴시스] 연현철 기자 = 충북대-한국교통대 통합 무산의 책임을 지고 즉시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피력했던 고창섭 충북대학교 총장이 입장을 선회해 사직 시기 저울질에 들어갔다.

고 총장은 15일 서한문을 통해 “지금의 혼란과 위기에 책임을 통감하며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지난 3~4일 실시된 대학 통합안 찬반투표 결과는 통합 자체에 대한 반대보다 저의 대학 운영 방식과 협상 과정에 강한 거부감과 실망감이 담겼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통합 절박성과 대학 발전이라는 목표에 매몰돼 구성원의 지혜와 마음을 모으려는 노력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며 “협상 과정에서 비민주적, 비합리적 요소를 제거하기 위한 노력 또한 부족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교통대와의 통합은 우리 대학의 명운이 걸린 중차대한 사안”이라며 “통합 성사 여부는 글로컬대학사업 지속 여부와 현 정부의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의 연구중심대학 선정 여부에도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통합에 직을 걸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면서도 “교수회, 직원회, 학생회의 세 주체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주시면 성실하게 따르겠다”고 했다.

고 총장은 통합 재추진의 필요성도 언급했다.

고 총장은 “현시점에서 우리에게 부과된 가장 시급하고 큰 과제는 지금 혼란을 극복하고 우리 대학의 명운이 걸린 글로컬대학 선정 취소라는 최악의 상황을 막는 것”이라며 “통합 무산은 두 대학 모두에 감당할 수 없는 재앙을 초래할 것이기 때문에 재협상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고 재추진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세 주체가 합의된 의견을 도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부디 우리 대학이 혼란에 빠지지 않고 남아 있는 과제들을 차분하게 해결돼 이 과정이 더 깊은 이해와 신뢰로 이어지길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애초 고 총장은 지난 11일 교수, 교직원, 학생들에게 “지난 3~4일 진행된 (대학통합 추진 찬반)구성원 투표 결과 책임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총장직을 사직하고자 한다. 구성원 각자는 흔들림 없이 각자의 역할을 해주실 것을 당부한다”라는 내용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충북대 교수들은 즉각 퇴진을 요구하며, 고 총장을 압박해 왔다.

A 교수는 “고 총장이 이미 찬반 투표로 두 대학 통합에 대한 판단이 끝난 사안을 구성원들에게 다시 책임을 돌리고 분열을 유도하는 최악의 메시지를 보냈다”며 “어떻게든 직원과 학생 대표를 붙잡고 직을 연장해 보고 싶은 생각이 있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공감언론 뉴시스 yeon0829@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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