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이혜원 기자 = 미국과 관계 개선을 모색하는 벨라루스가 알레스 비알리아츠키 노벨 평화상 수상자 등 정치범 123명을 석방했다.
13일(현지 시간) AP는 인권 단체를 인용해 벨라루스 당국이 비알리아츠키와 야당 지도자 마리아 콜레스니코바 등 123명을 미국의 제재 완화 조건으로 사면했다고 보도했다.
비알리아츠키와 콜레스니코바는 이날 늦게 교도소에서 석방됐다.
벨라루스 인권 운동가인 비알리아츠키는 2022년 러시아 저명 인권 단체인 ‘메모리얼’과 우크라이나 ‘시민자유센터’와 함께 노벨 평화상을 수상했다.
이후 비알리아츠키는 2023년 밀수, 공공질서 위반 행위 자금 지원 혐의로 10년 형을 선고받았다.
이번 조치는 미국이 이날 오전 벨라루스 칼륨 산업에 대한 제재 해제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존 콜 백악관 벨라루스 특사는 전날부터 이틀간 벨라루스 민스크에서 알렉산드르 루카셴코 대통령과 회담한 뒤 칼륨 제재 해제를 발표했다.
벨라루스 국영 통신 벨타에 따르면 콜 특사는 이날 취재진에 이번 회담이 매우 생산적이었으며 “양국 관계 정상화가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이어 “우린 제재를 해제하고 수감자를 석방하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으며, 작은 걸음에서 더 자신감 있는 걸음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에 앞서 미국 측은 지난 9월 루카셴코 대통령과 만난 자리에서 일부 제재 완화를 발표했고, 벨라루스는 정치범 50여 명을 리투아니아로 석방했다.
지난해 7월 이후 벨라루스가 석방한 수감자는 430명을 넘어섰다. 서방과 관계를 개선에 제재를 완화하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1994년부터 벨라루스를 장기 독재 중인 루카셴코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동맹으로, 수년간 서방 고립과 제재를 받아 왔다.

이번 회담에선 베네수엘라 문제와 우크라이나 전쟁도 논의됐다.
콜 특사는 취재진에 루카셴코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 대응 방안에 대해 “좋은 조언을 했다”며 “루카셴코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오랜 친구 사이로, 이런 문제를 논의할 만한 충분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당연하게도 푸틴 대통령은 어떤 조언은 받아들이고, 어떤 건 받아들이지 않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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