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강영진 기자 = 지난 30여 년 동안 중국 경제의 급성장을 뒷받침하며 꾸준히 증가해오던 투자가 올해 처음으로 감소할 전망이라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12일(현지시각) 보도했다.
NYT는 중국의 투자 감소가 경제성장을 통해 세계 질서를 재편해온 중국의 역할에 변화가 다가오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지적했다.
중국의 부동산 위기는 끝이 보이지 않는 채 5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이로 인해 재정이 약화한 지방 정부들이 인프라 사업에 자금을 쏟아 붓지 않고 있다.
중국 제조업체들의 과도한 경쟁을 단속하는 중앙 정부의 조치로 기업 확장을 위한 자본 투자 분위기가 냉각되고 있다.
1월~10월의 고정자산투자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7% 감소했다. 올해 하반기에 시작한 투자 감소가 지난 10월 두 자릿수의 급격한 감소로 가속화됐다. 전문가들은 지난달 투자도 줄었을 것으로 본다. 11월 데이터는 오는 15일 발표될 예정이다.
부동산, 인프라, 제조업에 대한 투자가 동시에 감소하고 있다.
과거에는 한 분야의 침체가 다른 부문의 지출 확대로 상쇄되곤 했으나 이번에는 투자 축 3개가 한꺼번에 하락한 것이다.
정부는 통상 부동산을 부양하거나 인프라에 막대한 지출을 하며 침체를 관리해 왔지만, 올해 중국 정부는 전과 달리 소극적이었다.
유라시아그룹 중국 팀의 단 왕 디렉터는 “중국 정부의 단기 경제 관리 방식이 달라졌다. 이는 역사적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왕 디렉터는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저가 중국산 제품의 범람에 대한 세계 각국의 우려가 커지는 속에서도 중국의 수출이 기록적인 흑자를 낸 데 따라 중국 지도부가 자신감을 가지게 됐음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지방 정부들의 건설 지출 억제에 따라 상당수 건설 회사들이 도산 압력을 받고 있다.
제조업 투자 둔화는 중국 정부가 기업들의 과도한 경쟁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나타나고 있다.
지방정부들이 지역 챔피언 기업을 육성한다며 각종 인센티브와 지원을 제공함으로써 과도한 경쟁을 부추겨온 정책을 중단한 것이다.
컨설팅 회사 로디엄은 중국의 투자 활동이 2023년과 2024년에 감소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해 왔다.
로디엄은 투자 둔화로 인해 지난해 중국의 경제 성장률이 2.4%에서 2.8% 사이였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는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발표한 5%에 크게 못 미친다.
투자 침체는 국내총생산에서 투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중국 경제 성장에 결코 긍정적이지 않다.
이에 따라 중국 당국도 투가 급감에 경각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지난 11일 시진핑 주석이 발표한 내년 정책 우선순위에 투자가 포함된 것이다.
이와 관련 중국 관영 경제일보는 지난달 중국이 고품질 발전 단계에 진입했다며 해외 언론이 중국의 투자 정체를 중국 경제 “위기론”으로 부풀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푸링후이 중국 국가통계국 대변인 겸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달 친환경 에너지와 항공우주 같은 첨단 산업에 대한 투자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전반적으로 투자 “최적화”가 이뤄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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