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러시아 예르미타시 박물관 소속 고위 고고학자가 최근 폴란드 당국에 의해 구금되면서 러시아 정부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해당 구금은 우크라이나 당국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 알려졌으며, 러시아 측은 ‘법률 남용’이라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11일(현지 시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자국의 고대사 및 고고학 분야 저명 인사인 알렉산드르 부탸긴이 지난주 폴란드 바르샤바에 도착한 직후 체포됐다고 밝혔다.
부탸긴은 유럽 내 고고학 강연을 진행하던 중 네덜란드를 거쳐 발칸반도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구금된 것으로 전해졌다.
폴란드 현지 언론은 “우크라이나 정부의 요청에 따라 부탸긴이 구금됐으며, 현재 우크라이나 측이 공식 인도 요청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폴란드 법원은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가 법적 절차를 마무리할 때까지 부탸긴을 40일간 구금하기로 결정했다.
부탸긴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위치한 예르미타시 박물관에서 고대 유물, 유럽 고고학 관련 분야를 총괄하는 부서장이다.
우크라이나 당국은 그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크림반도에서 고고학 발굴 활동을 벌이며 문화재를 의도적으로 훼손한 혐의를 적용하고 있다. 해당 혐의가 인정될 경우, 우크라이나 법에 따라 그는 최대 10년의 징역형에 처할 수 있다.
이에 대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이번 구금은 명백한 법률 남용”이라며 그의 석방을 위해 모든 외교적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러시아 국민들에게 “폴란드 여행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러시아 외무부 대변인 마리아 자하로바는 자국 외교관들이 부탸긴을 면회했으며, 그의 법률 대리인이 40일 구금 결정에 대해 ‘터무니없는 판결’이라며 항소 절차를 밟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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