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항소 포기 성명’ 대구·부산·광주지검장 교체…”조직의 명예 실추”(종합)

[서울=뉴시스]최서진 기자 = 법무부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 항소 포기 논란 이후 공석이 된 수원지검장 자리에 김봉현(사법연수원 31기) 광주고검 검사를 임명하고, 항소 포기 결정에 반발한 검사장들을 한직으로 보냈다.

법무부는 11일 대검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신규 보임 및 대검검사급 검사 4명에 대한 전보 인사를 오는 15일자로 시행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17일 검찰의 대장동 개발 비리사건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검찰총장 직무대행에게 상세 설명을 요구한 박재억(29기) 수원지검장이 사의를 표명한 지 약 한 달 만이다.

김봉현 검사는 전남 신안 출신으로 의정부지검 부부장, 광주지검 공판부장, 인천지검 부부장, 대검찰청 형사1과장, 수원지검 안양지청 차장, 대구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등을 거쳤다.

향후 수원지검장으로서 이 대통령의 쌍방울 대북 송금 의혹 1심 재판 공소 유지 및 관련 사건 수사를 지휘할 예정이다.

광주지검장에는 김종우(33기) 부천지청 지청장이 임명됐다.

김 지검장은 서울서부지검에서 검사 생활을 시작해 대검찰청 정책기획과장, 서울중앙지검 공보담당관, 서울남부지검 2차장검사 등을 역임했다. 12·3 비상계엄사태 특별수사본부 차장검사로 근무한 뒤 현재 내란 특검팀(특별검사 조은석)에 파견 근무 중이다.

대구지검장엔 정지영(33기) 고양지청 지청장이 임명됐다. 그는 서울동부지검을 시작으로 법무부 법무과장,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인천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 부장, 인천지검 인권보호관 등을 거쳤다.

김남순(30기) 부산고검 울산지부 검사는 부산지검장으로 임명됐다. 그는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장, 서울남부지검 형사1부장, 서울북부지검 차장, 서울고검 형사부 검사를 거쳤다.

대장동 항소 포기와 관련해 검찰 지휘부에 경위 설명을 요청하는 검사장 집단 성명 명단에 이름을 올린 박혁수(32기) 대구지검장과 김창진(31기) 부산지검장, 박현철(31기) 광주지검장은 모두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전보됐다. 법무연수원은 정권이 바뀔 때마다 ‘좌천성’ 인사를 하는 곳으로 인식된다.

이들은 지난달 10일 대검 수뇌부를 향해 이례적인 집단 성명을 내고 “검찰총장 권한대행이 밝힌 입장은 항소 포기의 구체적인 경위와 법리적 이유가 전혀 포함돼 있지 않아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당시 노만석 검찰총장 대행에게 설명을 요구했다.

김창진·박현철 지검장은 인사 직후 사의를 표명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올렸다.

대장동 항소 포기에 대해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 왔던 정유미(30기)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은 대전고검 검사로 전보됐다. 검사장급이 사실상 평검사로 강등된 것으로 분석된다.

정 검사장은 대장동 항소 포기 사태 후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노만석 검찰총장은 책임지고 그 자리를 사퇴하라”, “대장동 사건 항소 포기로 여당 쪽에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을 조성했으니, 패스트트랙 사건도 야당에 유리하도록 항소를 포기해야 균형이 맞다’는 장군멍군 식의 생각이 그 결정에 일푼이라도 포함된 것이라면 그것은 틀린 생각, 그릇된 결정”이라며 공개적으로 비판한 바 있다.

법무부는 “이번 인사는 업무 수행 등에 있어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공정성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부적절한 표현으로 내부 구성원들을 반복적으로 비난하여 조직의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대검검사급 검사를 고검검사로 발령한 것을 비롯하여, 검찰 조직의 기강 확립 및 분위기 쇄신을 위한 것”이라고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estj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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