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엔비디아의 첨단 H200 칩 수출을 허용하자 시진핑 국가주석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며 생색을 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이 수출하는 H200 칩 사용에 제한을 둘 것으로 알려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시 주석에게 미국이 국가안보를 강력히 유지할 수 있는 조건으로 중국에 H200 제품을 공급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임을 알렸다”며 “시 주석이 긍정적으로 반응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이어 “25%의 금액이 미국에 지급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금액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FT는 중국은 반도체 생산 자립을 추진함에 따라 미국의 수출 허용에도 불구하고 H200 칩에 대한 접근을 제한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신문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규제 당국은 엔비디아의 두 번째로 뛰어난 인공지능 칩인 H200에 대한 제한적 접근을 허용하는 방안을 논의해 왔다고 보도했다.
H200 구매자들은 칩 구매 요청서를 당국에 제출해 국내 공급업체들의 제품이 그들의 요구를 충족시킬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는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인공지능(AI) 개발에 필수적인 엔비디아의 H200과 기타 첨단 칩의 중국 수출을 군사적 용도로 사용될 수 있다는 우려로 금지했다.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젠슨 황은 수출 금지 해제를 위해 로비 활동을 벌여 왔다.
백악관 AI 담당 차르 데이비드 삭스 등은 수출을 허용하면 중국이 미국 기술에 의존하게 되어 미국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엔비디아의 H200 접근 제한에 대해 중국내 칩 제조업체들은 엔비디아와 경쟁할 제품을 생산하도록 압박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FT는 전했다.
중국의 두 규제 기관, 즉 국가발전개혁위원회와 공업정보화부는 국내 칩의 경쟁력을 보장하기 위해 다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소식통은 전했다.
여기에는 공공 부문에서 H200을 구매하는 것을 금지하는 것도 포함된다.
엔비디아의 첨단 칩이 다시 들어오면 알리바바, 바이트댄스, 텐센트 같은 기술 대기업이 환영할 것으로 FT는 전망했다.
이들은 일부 기본적인 AI 기능에는 중국산 칩을 더 많이 사용해 왔지만 성능이 더 높고 유지 관리가 쉬운 엔비디아 제품을 여전히 선호한다는 것이다.
이들 중 다수는 중국내에서 금지된 엔비디아 칩에 접근하기 위해 해외에서 AI 모델을 훈련 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의 엔비디아 첨단 칩 수출 허용에 의회 초당파 상원의원들이 H200을 포함한 칩의 중국 수출을 30개월 동안 승인하지 못하도록 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FT는 하지만 트럼프의 H200 수출 허용 결정에 공개적으로 비판한 공화당원이 거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법안의 통과 전망은 불투명하다고 전했다.
FT는 8일 H200 수출 허용 결정에 대해 안보 전문가들이 반발하고 있다며 “중국의 군 현대화를 늦추기 위해 반도체 장비와 기술 전반에 광범위한 수출 통제를 시행해 온 바이든 행정부의 강경 노선에서 크게 선회한 결정”이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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