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르노빌 푸른 개 ‘방사능’ 논란…비밀 알고 보니?

[서울=뉴시스]김건민 인턴 기자 = 최근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 인근에서 푸른빛이 도는 유기견들이 발견되면서 방사능 노출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이에 대해 미국의 한 생물학자는 “이런 변화는 푸른색 소독액과 배설물이 섞인 이동식 화장실에서 개들이 구른 탓”이라고 주장했다.

7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포스트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10월 체르노빌 유기견 보호단체 ‘클린 퓨처스 펀드’ 산하 ‘도그스 오브 체르노빌’ 관계자들은 푸른색 털을 가진 세 마리의 개를 체르노빌배제구역에서 발견했다며 관련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다.

이후 SNS에서는 “방사능 노출 때문이 아니냐”는 낭설이 떠돌았다. 일각에서는 푸른색 개들이 방사능으로 인한 ‘돌연변이’라고 주장했고, 일부 언론은 이를 보도하면서 논란은 더 확대됐다.

하지만 사우스캐롤라이나대 생물학과 티모시 무소 교수는 CFF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푸른 털 개에 대해 어떤 이는 방사능 돌연변이와 진화적 적응이라고 주장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개들이 이동식 화장실 같은 곳에서 뒹굴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푸른 털은 개가 비위생적인 행동을 했다는 증거”라고 설명했다.

이어 “개 주인들은 누구나 알겠지만, 개들은 대변을 포함해 무엇이든 먹는다”고 덧붙였다.

또 ‘체르노빌 개들의 암 발생률이 높아지거나 낮아졌다’ ‘체르노빌과 가까운 벨라루스 국경 지대의 늑대들이 항암 면역체계를 발전시켜 개체수가 늘었다’는 주장 역시 모두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무소 교수는 “체르노빌의 혹독한 환경에서 사는 개들은 설령 암이 생겨도 그것이 나타날 만큼 오래 살지 못하고, 벨라루스 늑대의 개체수가 증가한 것은 과거와 달리 이 지역에서 사냥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CFF는 2017년부터 체르노빌 일대에서 약 700마리의 유기견을 돌보고 있다. 이 개들은 체르노빌 원전 사고 후 버려진 개들의 후손이다.

한편,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1986년 4월 26일 4호기 폭발로 발생한 인류 최악의 핵 재앙 가운데 하나로, 당시 주민 수만 명이 대피했고 많은 반려동물이 현장에 남겨졌다. 이후 주변 30㎞는 CEZ로 지정돼 민간인은 물론 군 병력조차 접근이 제한되고 있다.
◎공감언론 뉴시스 driedm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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