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김희준 기자 = 올해 KBO리그를 평정한 ‘극강의 에이스’ 코디 폰세(토론토 블루제이스)가 황금장갑까지 쓸어담으며 2025시즌에 마침표를 찍었다.
폰세는 9일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5 신한 쏠뱅크 KBO 골든글러브 시상식에서 투수 부문 수상자로 호명됐다.
올 시즌 KBO리그를 담당한 미디어 관계자 투표에서 폰세는 총 유효 투표수 316표 중 307표(득표율 97.2%)를 받았다. 폰세를 제외해 득표한 선수들은 모두 1표씩만 얻었다.
폰세의 골든글러브 수상 가능성이 워낙 커 사상 첫 100% 득표율 달성도 기대됐지만, 9표가 다른 선수에게 향했다.
아직 골든글러브에서 만장일치 수상자가 나온 적은 없었다.
역대 최고 득표율은 2020시즌 포수 부문의 양의지가 작성한 99.4%다. 당시 NC 다이노스 소속이었던 양의지는 342표 중 단 2표를 제외한 340표를 얻었다.
올해 한화 이글스에서 뛴 폰세는 리그 최강의 에이스로 활약했다.
폰세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29경기에 출전해 180⅔이닝을 소화하며 17승 1패 평균자책점 1.89, 252탈삼진의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그는 다승, 평균자책점, 탈삼진에 승률(0.944) 부문까지 1위를 휩쓸면서 투수 4관왕에 올랐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시상 기준으로 4관왕을 차지한 투수는 1996년 구대성(한화), 2011년 윤석민(KIA 타이거즈)에 이어 폰세가 역대 3번째다.
또 정규이닝(9이닝) 기준 한 경기 최다 탈삼진 신기록(18개),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신기록을 수립했고, 개막 이후 선발 최다 연승(17연승) 신기록도 세웠다.
눈부신 활약을 선보여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까지 거머쥔 폰세는 황금장갑까지 쓸어담으며 화려한 시즌에 ‘화룡점정’했다.
폰세는 KBO리그에서의 활약을 발판 삼아 토론토와 3년, 3000만 달러(약 440억원)에 계약하고 메이저리그(MLB)로 돌아갔다.
두산 베어스의 안방마님 양의지는 통산 10번째 황금장갑을 수집하며 역대 최다 수상 기록에 타이를 이뤘다.
307표(88%)를 받은 양의지는 23표(7.3%)를 얻은 ‘우승 포수’ 박동원(LG 트윈스)을 제치고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개인 통산 10번째 골든글러브를 품은 양의지는 이승엽 전 두산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역대 최다 수상 기록에 어깨를 나란히 했다.
2014년 처음 황금장갑을 낀 양의지는 2015년, 2016년, 2018년, 2019년, 2020년, 2022년, 2023년 등 8차례 포수 부문에서 수상했고, 2021년에는 지명타자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2023년 통산 8번째 포수 부문 황금장갑을 받으며 이미 역대 포수 최다 수상 기록을 경신한 양의지는 9번째로 포수 골든글러브를 품어 단일 포지션 최다 수상 기록도 새로 썼다. 종전 기록은 3루수 부문 한대화, 최정(SSG 랜더스)이 세운 8회다.
양의지는 올 시즌 타율 0.337(454타수 153안타)을 기록, 타격왕 타이틀을 따냈다. 2019시즌에도 타율 1위(0.354)에 올랐던 양의지는 6년 만에 다시 타이틀을 획득, KBO리그 사상 최초로 포수 타격왕 2회 등극이라는 진기록을 써냈다.
올해 신인상을 수상한 KT 위즈 신예 강타자 안현민은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품에 안았다. 251표(79.4%)를 받아 외야수 부문 황금장갑의 주인공이 됐다.
한 해에 신인왕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수상한 것은 안현민이 역대 9번째다.
앞서 1983년 OB 베어스 박종훈, 1985년 해태 타이거즈 이순철, 1990년 LG 김동수, 1992년 롯데 자이언츠 염종석, 1996년 현대 유니콘스 박재홍, 1997년 LG 이병규, 2006년 한화 이글스 류현진, 2012년 넥센 히어로즈 서건창 만이 신인상과 골든글러브를 동시에 받았다.
2022년 KT에 입단한 후 곧바로 현역으로 입대해 1년 6개월 동안 취사병으로 복무한 안현민은 올 시즌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334(395타수 132안타), 22홈런 80타점 7도루 72득점에 OPS(출루율+장타율) 1.018로 펄펄 날았다.
타율 부문에서 양의지(두산 베어스·0.337)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출루율 부문에서는 0.448로 1위를 차지했다. 장타율은 0.570으로 3위, OPS는 2위였다.
외야수 부문의 나머지 두 자리는 구자욱(삼성), 빅터 레이예스(롯데 자이언츠)이 채웠다. 구자욱은 217표(68.7%), 레이예스는 131표(41.5%)를 받았다.
올해 정규시즌 타율 0.319, 19홈런 96타점 106득점에 OPS 0.918의 빼어난 성적을 거둔 구자욱은 개인 통산 4번째 황금장갑을 수집했다.
지난해 KBO리그 최다 안타 신기록(202개)를 세우고 골든글러브를 받은 레이예스는 외국인 선수로는 산 조쉬 린드블럼(2018~2019년), KT 멜 로하스 주니어(2019~2020년), LG 오스틴 딘(2023~2024년)에 이어 외국인 선수로는 역대 4번째로 2년 연속 수상에 성공했다.
삼성 라이온즈 베테랑 타자 최형우는 자신이 가지고 있던 최고령 기록을 새로 썼다.
309표(97.8%)를 받아 2년 연속 지명타자 골든글러브를 품은 최형우는 지난해 수상하면서 세운 최고령 기록(40세 11개월 27일)을 41세 11개월 23일로 바꿨다.
올해 KIA에서 뛴 최형우는 2025시즌 후 프리에이전트(FA)가 돼 친정팀 삼성과 2년, 최대 26억원에 계약해 삼성 소속으로 황금장갑을 수상하게 됐다.
최형우는 1983년생으로 올해 만 42세지만 타율 0.307, 24홈런 86타점 74득점에 OPS 0.928로 건재함을 과시, 개인 통산 9번째 황금장갑을 받았다.
지명타자 후보가 둘 뿐이었던 가운데 최형우는 7표에 그친 강백호(한화)를 넉넉하게 따돌리면서 최고 득표율의 주인공으로도 이름을 올렸다.
포스팅(비공개 경쟁 입찰)을 통해 MLB 진출을 타진하고 있는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268표(84.8%)를 얻어 3루수 부문 골든글러브를 품었다.
올 시즌 타율 0.315, 26홈런 90타점 25도루 103득점에 OPS 0.917로 활약한 송성문은 생애 처음으로 황금장갑을 꼈다.
지난해 타율 0.340, 19홈런 90타점 21도루 88득점에 OPS 0.927을 써내며 뒤늦게 잠재력을 터뜨린 송성문은 정규시즌 MVP에 등극한 김도영(KIA 타이거즈)에 밀려 골든글러브를 놓쳤지만, 올해 수상하며 아쉬움을 달랬다.
2루수, 유격수 부문에서도 생애 첫 수상자가 나왔다.
올해 LG의 주전 2루수로 활약하며 통합 우승에 앞장선 신민재는 282표(89.2%)를 받아 황금장갑 수상의 기쁨을 누렸다. 최근 두산으로 이적한 박찬호가 29표(9.2%)를 받아 2위에 자리했다.
2015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을 받지 못하고 두산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신민재는 골든글러브 수상으로 ‘육성 선수 신화’를 썼다.
신민재는 135경기에서 타율 0.313, 출루율 0.395를 작성하며 LG 타선에서 리드오프 역할을 충실히 해냈다. 신민재의 활약 덕에 LG는 홍창기의 부상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유격수 부문 골든글러브는 260표(82.3%)를 받은 김주원(NC 다이노스)에게 돌아갔다.
김주원은 전 경기(144경기)에 나서 타율 0.289, 15홈런 65타점 44도루 98득점에 OPS 0.830으로 활약, 5년차에 유망주 꼬리표를 뗐다.
폰세와 함께 MVP 경쟁을 펼쳤던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타자 디아즈는 1루수 부문 황금장갑을 차지했다. 303표(95.9%)를 획득해 수상자로 이름을 올렸다.
디아즈는 이번 시즌 144경기 전 경기에 출장해 타율 0.314 50홈런 15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1.025를 기록, 단연 리그 최고의 타자로 군림했다.
홈런·타점·장타율(0.644) 1위를 휩쓸어 3관왕에 올랐고, 2015년 박병호(146타점)를 넘어 단일 시즌 최다 타점 신기록을 작성과 더불어 외국인 선수 최초 50홈런도 달성했다.
올해 신설된 ‘올해의 감독상’은 LG의 통합 우승을 이끈 염경엽 감독에게 돌아갔다. 유효 투표수 125표 중 17표(57%)를 획득했다.
2023년 LG를 29년 만의 우승으로 이끈 염 감독은 2년 만에 다시 ‘우승 감독’에 등극했고, 감독상 초대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삼성은 디아즈, 최형우, 구자욱 등 3명의 수상자를 배출해 올해 최다를 기록했다. 우승 팀인 LG에선 수상자가 1명 밖에 나오지 않았다.
이외에 키움, NC, KT, 롯데, 한화, 두산에서 1명씩의 수상자를 배출했다.
KIA, SSG에선 수상자가 나오지 않았다.
SSG 베테랑 투수 노경은은 페어플레이상, LG 주전 중견수 박해민은 골든포토상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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