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이스라엘군 최고 법무관이 팔레스타인 포로 학대 장면이 담긴 영상을 언론에 유출한 혐의로 조사를 받던 중 전격 사임했다. 해당 사건은 이스라엘 사회 내부의 인권과 안보, 군 기강 문제를 둘러싼 갈등을 다시 부각시키고 있다.
31일(현지 시간)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이파트 토메르-예루살미 법무감(소장)이 사의를 표명했고, 에얄 자미르 참모총장이 이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토메르-예루살미는 작년 8월, 이스라엘 남부 스데 테이만 수용소에서 팔레스타인 수감자가 군인들에 의해 학대받는 장면이 담긴 영상을 언론에 제공한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영상은 2024년 8월 6일 이스라엘 채널12 뉴스를 통해 공개됐다.
문제의 영상에는 군인들이 포로를 한쪽으로 데려가 경찰 방패로 가리고 군견을 동원하는 장면 등이 담겨 있으며, 가자 전쟁 이후 체포된 수감자에 대한 인권침해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후 이스라엘군은 관련 병사 5명을 형사 기소했으며, 정치권과 군 내부에서는 강한 반발이 일었다.
일부 우익 정치인들은 “군 명예를 훼손하는 조작된 조사”라고 비판했고, 조사관들이 병력을 소환하자 시위대가 군 기지를 점거하는 사태도 벌어졌다.
토메르-예루살미는 사임 성명에서 “전쟁 내내 군 법무 시스템은 근거 없는 비난에 시달렸다”며, “해당 영상 공개는 법치주의를 훼손하려는 선전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였다”고 해명했다.
그는 “스데 테이만에 구금된 인물들이 ‘가장 극악한 테러리스트’라 하더라도, 기본 인권이 무시돼서는 안 된다”면서 “죄수에게도 적용돼야 할 최소한의 기준조차 더 이상 모두에게 설득력을 갖지 못하는 현실이 안타깝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 카츠 국방장관은 “이스라엘 군인에 대한 중상모략을 퍼뜨리는 자는 군복을 입을 자격이 없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극우 성향의 이타마르 벤 그비르 국가안보장관은 토메르-예루살미의 사임을 “당연한 결과”라며 환영했고, 군 법무 조직 전반에 대한 조사 확대를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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