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유럽중앙은행(ECB)이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가 이르면 2027년 시범 운영에 돌입할 수 있다고 밝혔다. 다만 이는 유럽의회와 각국 정부가 내년 중 관련 법적 틀에 합의할 경우에 한한다는 전제를 달았다.
30일(현지 시간) 주요 외신에 따르면 ECB는 이날 발표한 공식 성명에서 “유럽 공동 입법 기관들이 2026년 중 규정을 채택한다면, 2027년 중반부터 시범 운영 및 초기 거래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CB는 또 “이는 향후 디지털 유로 발행의 토대가 될 것”이라면서 “디지털 유로가 유럽의 통화 주권과 경제적 안보를 보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다수 외신은 ‘디지털 유로’의 잠재적 공식 발행 시점은 2029년이 될 수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이번 일정 발표는 2년 간의 준비 단계가 이달 종료된 후, ECB 이사회가 프로젝트를 다음 단계로 전환하기로 결정하면서 이뤄졌다.
피에로 치폴로네 ECB 집행이사는 이번 프로젝트에 대해 “단순한 기술 개발이 아니라, 유럽 통화 체제의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공동의 전략”이라며 “디지털 유로는 유럽의 통화 주권과 경제 안보를 지킬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ECB는 수년 전부터 지폐와 동전을 대체할 전자 결제 수단 도입을 검토해 왔다. 이는 소매 결제 시장에서 글로벌 결제 기업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다만 유럽 각국 정부와 유럽의회는 아직 디지털 유로 관련 법적 틀 마련에 합의하지 못한 상태다. 일부 의원들은 민간 부문의 해결책을 더 선호하고 있으며, 독일 은행권은 대규모 예금 유출 가능성에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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