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허리케인 멀리사가 카리브해 섬나라들을 강타하면서 자메이카, 쿠바, 아이티에서 잇따라 피해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최소 36명이 사망하고 수십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됩니다.
김규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호텔 지붕이 강한 바람에 너덜너덜해져 속절없이 휘날립니다.
주택가 거리는 온통 거센 물살의 흙탕물로 뒤덮였습니다.
자메이카, 쿠바, 아이티 등 카리브해 섬나라를 차례로 덮친 허리케인 ‘멀리사’.
지난 29일 최대 풍속 시속 295km로 자메이카에 상륙하면서 올해 전 세계에서 발생한 열대 저기압 중 가장 강력한 것으로 기록됐습니다.
<프림로즈 해밀턴 / 허리케인 피해자> “집 지붕이 모두 날아갔어요. 모든 지붕이. 아무도 살려주지 않았어요. 나무가 다 떨어졌어요. 모든 나무, 모든 것, 모든 건물이요. 완전히 황폐해졌어요. 좋지 않아요. 빛도 없고, 물도 없어요.”
미 NBC 방송은 현재까지 멀리사와 연관된 사망자가 최소 36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이티 당국은 일부 지역에서 제방이 무너지면서 아동 10명을 포함한 최소 20명이 사망했고, 쿠바 당국은 73만여 명에 달하는 이재민이 발생했다고 집계했습니다.
자메이카에서 가장 피해가 심각한 지역 중 하나인 블랙리버에서는 병원, 의회, 교회 등이 무너지고, 해당 지역 주택 약 90%의 지붕이 파괴된 것으로 추산됐습니다.
자메이카 전체 면적의 77%에 해당하는 지역에서는 정전도 발생했습니다.
<조지 켄슬러브 / 허리케인 피해자> “새벽 3시부터 비가 쏟아지기 시작해서 큰 사고가 났어요. 우리 집 앞에는 스무 명이 넘는 사람들이 죽어 있었어요. 아이, 어른, 젊은이 할 것 없이 모두 사라져 있었죠.”
미 국립허리케인센터에 따르면, 멀리사는 현지시간 30일 저녁에서 31일 오전 사이 대서양 섬나라 버뮤다를 지나 1일쯤 열대 저기압으로 약화될 예정입니다.
하지만 최대 풍속 시속 약 160km를 유지하며 여전히 강한 비바람을 동반하고 있는 만큼 피해가 이어질 수 있습니다.
복구와 추가 피해 예방을 위한 국제사회 구호 손길도 바빠지고 있습니다.
미 국무부는 특별 대응단을 구성하고 피해국에 재난 지원단을 파견하는 한편, 미 정부는 제재 대상국인 쿠바를 대상으로도 긴급 구호 지원할 방침입니다.
쿠바계 이민자 가족 출신인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SNS 게시글을 통해 “미국은 멀리사로 영향을 받은 쿠바 국민들을 위해 즉각적인 인도주의 지원을 할 준비가 돼 있다”도 밝혔습니다.
연합뉴스TV 김규희입니다.
[화면제공 AP·로이터]
[영상편집 김태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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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규희(gyu@yna.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