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대전=뉴시스]문채현 신유림 기자 = 프로야구 LG 트윈스의 외국인 에이스 앤더스 톨허스트가 통합 우승으로 가는 길을 닦는 완벽투를 펼쳤다.
톨허스트는 31일 대전 한화생명볼파크에서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2025 신한 쏠뱅크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 5차전에서 선발 등판해 7이닝 4피안타 1실점을 기록했다.
이날 97개의 공을 뿌린 톨허스트는 5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2개의 사사구를 허용했다.
아울러 이날 책임진 7이닝 동안 4차례나 삼자범퇴를 작성하며 한화 타선을 꽁꽁 묶었다.
4차전까지 시리즈 전적 3승 1패로 우위를 점했던 LG는 톨허스트의 호투를 발판 삼아 4-1로 승리, 2023년 이후 2년 만에 통합 우승을 일궜다.
톨허스트는 정규시즌에 이어 가을야구에서 호투를 펼치며 ‘우승 청부사’ 본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LG는 올 시즌 부진을 이어가던 기존 외국인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와 결별하고, 지난 8월 톨허스트를 영입했다.
KBO리그 데뷔전이었던 8월12일 KT 위즈전에서 7이닝 2피안타 7탈삼진 무실점으로 눈도장을 찍은 톨허스트는 8월30일 키움 히어로즈전까지 4전 4승을 따내며 존재감을 뽐냈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8경기 6승 2패 평균자책점 2.86의 준수한 성적을 내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도 크게 일조했다.
정규시즌의 강세가 가을야구에서도 계속됐다.
톨허스트는 지난 26일 잠실에서 열린 KS 1차전에서 6이닝 7피안타 2실점으로 쾌투해 첫 KS 등판부터 승리를 수확했다.
나흘 휴식 후 문동주(한화)와 재대결을 벌인 그는 적지에서 열린 5차전에서도 호투를 선보였다.
톨허스트는 이번 KS 2경기에 등판해 모두 승리를 따냈고, 13이닝을 던지며 3실점해 평균자책점 2.08을 작성하며 ‘우승 청부사’임을 입증했다.
시작부터 산뜻했다.
1회초 김현수의 적시타로 1-0 리드를 안은 톨허스트는 1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을 1루수 파울 플라이, 루이스 리베라토를 삼진, 문현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삼자범퇴로 기분 좋게 출발했다.
그러나 곧바로 2회 위기가 찾아왔다.
2회말 선두타자 노시환에게 안타를 허용한 톨허스트는 채은성을 삼진으로 잡아냈으나 하주석과의 맞대결에서 좌측 파울 라인 안쪽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이후 최재훈에게 볼넷을 내준 톨허스트는 1사 만루를 자초한 뒤 이원석의 유격수 땅볼에 3루 주자 노시환이 홈을 밟는 걸 지켜봐야 했다.
동점을 허용한 톨허스트는 후속 심우준을 포수 땅볼로 처리하고 이닝을 마쳤다.
3회말에도 흔들릴 뻔했으나 침착한 투구로 위기를 넘겼다.
2-1로 앞선 3회말 선두타자 손아섭에게 좌전 안타, 리베라토에게 볼넷을 내준 톨허스트는 무사 1, 2루 실점 위기를 맞닥뜨렸지만, 문현빈을 2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단숨에 아웃 카운트 2개를 확보했다.
뒤이어 2사 3루에서 노시환을 볼 카운트 2볼-2스트라이크에서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하며 무실점으로 3회를 넘겼다.
4회말을 삼자범퇴로 넘긴 톨허스트는 5회에도 안정감을 뽐냈다.
여전히 2-1로 리드를 잡은 5회말, 톨허스트는 첫 타자 이원석을 3구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심우준을 유격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이후 손아섭을 2구 만에 2루수 땅볼로 잡아내며 자신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톨허스트는 6회초 김현수의 1타점 적시타가 터져 3-1로 달아난 6회말 마운드에 올랐다.
그는 리베라토를 우익수 뜬공, 문현빈을 2루수 땅볼, 노시환을 3루수 땅볼로 잡고 삼자범퇴 행진을 이어갔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선 톨허스트는 선두타자 채은성에게 안타를 내줘 무사 1루로 몰렸으나 후속 하주석을 유격수 병살을 끌어내며 난관에서 벗어났다. 뒤이어 타석에 들어선 최재훈을 풀 카운트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잡고 크게 포효했다.
퀄리티스타드 플러스(선발 투수 7이닝이상 3자책 이하)를 달성한 톨허스트는 8회부터 마운드를 김진성에게 맡기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우승의 기쁨을 만끽한 후 톨허스트는 “KBO 포스트시즌 무대에서 우승 확정 경기에 승리 투수가 되는 것은 저의 계획에는 없던 여정”이라며 “좋은 팀에 합류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어 너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염경엽 LG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후 “톨허스트가 6회를 마친 후 힘들다고 해서 1이닝만 더 던져달라고 빌었다. 톨허스트가 웃으며 하겠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톨허스트는 “감독님의 말씀을 듣고 내가 가진 모든 것을 그라운드에 내려놓고 오겠다고 했다. 이기고 있는 상황에서 7회까지 마무리하고 내려오고자 했다”며 “7회에 위기가 있었지만 벗어나면서 좋은 결과를 냈다. 동료 선수들과 코치들이 자랑스럽다고 해줬다”고 말했다.
그는 8월에 합류한 이후 최고의 순간이 이날 경기라고 커다란 의미를 부여했다.
톨허스트는 “오늘 경기 전까지 최고의 순간은 데뷔전에서 승리 투수가 됐을 때다. 오늘 이 순간이 그때를 넘어섰다”며 “최고의 기쁨을 누렸다. 좋은 팀에서 좋은 동료들을 만난 것이 평생 기억에 남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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