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 문예성 기자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31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신임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 관계 강화 의지를 확인하면서, 특히 일본 정부 차원의 첫 식민지 지배 사과 메시지가 담긴 ‘무라야마 담화’의 계승을 촉구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 주석은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32차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기간 중 다카이치 총리와 회담을 갖고, 중일 관계의 안정적 발전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우선 시 주석은 “중국과 일본은 가깝고 중요한 이웃국”이라며 “양국 관계의 장기적이고 건전한 발전은 양국 국민은 물론 국제사회의 공동 기대”라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중일 4개 정치문서’가 확립한 원칙에 따라 양자 관계의 정치적 기반을 유지하고, 전략적 상호호혜 관계를 추진하며, 새로운 시대 요구에 부합하는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 구축에 노력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현재 중일 관계가 “기회와 도전이 공존하고 있다”며서 “일본 새 내각이 올바른 대중 인식을 수립하고, 양국 선배 정치인들과 각계 인사들이 기울여온 노력과 정성을 계승하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시 주석은 이 자리에서 ▲정치적 합의 이행 ▲협력과 상생 ▲민심 교류 확대 ▲다자 협력 강화 ▲적절한 이견 관리 등 양국 관계 발전을 위한 5대 과제를 제시했다.
정치적 합의 이행과 관련해 그는 “전면적 전략적 상호호혜 관계 추진, 서로 위협이 아닌 협력 파트너, 역사를 교훈 삼아 미래로 나아간다는 정치적 합의를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며 “역사, 대만 등 원칙적 문제에 있어 중일 4개 문서의 명확한 규정을 준수하고 이행해 중일 관계의 기반이 훼손되거나 흔들리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무라야마 담화는 일본의 침략 역사를 깊이 반성하고 피해국에 사과한 것”이라며 “이 정신은 계승돼야 한다”고 역설했다.
시 주석은 실질 협력 확대와 관련해 “양국은 첨단 제조, 디지털 경제, 녹색 발전, 금융, 노인복지, 제3국 시장 등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할 수 있다”며 “다자무역체제와 산업·공급망의 안정적 운영도 함께 수호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민심 교류에 대해서는 “정부·정당·의회 간 소통을 지속하고, 인문 및 지방 교류를 확대해 국민 간 정서적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다자 협력 강화와 관련해 “평등, 상호이익, 내정 불간섭의 원칙을 바탕으로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아시아태평양 공동체 건설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양국 관계의 큰 흐름 속에서 ‘구동존이(求同存異·공통점을 추구하고 차이를 인정)’하며, 갈등이 양국 관계를 정의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중국은 일본의 중요한 이웃이며, 양국은 지역과 세계의 평화·번영에 중대한 책임을 지고 있다”며 화답했다.
이어 다카이치 총리는 “일본은 중국과 고위급 교류를 유지하고, 각 계층의 교류를 밀접히 하며, 소통을 강화하고 이해를 증진해 협력을 촉진하고, 건설적이고 안정적인 중일 관계를 구축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대만 문제에 있어 일본은 1972년 중일 공동성명에서의 입장을 고수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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