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풍기 인턴 기자 = 일본의 한 20대 여성이 닌텐도의 인기 피트니스 게임 ‘링 피트 어드벤처(이하 링피트)’를 즐기다가 심각한 혈관 손상을 입고 뇌졸중(뇌경색)까지 겪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달 15일(현지시각) 미국 사례 보고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최근 25세 일본인 여성 A씨는 닌텐도 스위치로 링피트를 플레이했다.
링피트는 스쿼트, 제자리 뛰기 등 다양한 운동 동작을 수행하면 몬스터를 공격, 이를 바탕으로 스테이지를 깨나가는 닌텐도의 피트니스 게임이다. 이를 플레이 하기 위해서는 몸동작을 인식하기 위한 별도의 도구를 활용해야 한다.
A씨의 경우 저항 기반 컨트롤러인 ‘링콘’을 반복적으로 누르고 당기는 동작을 수행하다 왼쪽 목에 갑작스러운 통증을 느꼈다고 한다. 링콘은 양손으로 쥐고 조작하는 링 모양 컨트롤러로, 원래대로 돌아가려는 성질이 강해 당기고 누르는 등 운동이 가능하다.
이틀 뒤 A씨는 갑자기 몸의 왼쪽에 감각 이상과 시야 장애가 나타났다. 그녀는 결국 몸 왼쪽의 마비와 시야 흐림 증상으로 응급실에 긴급 이송됐다.
진단 결과 A씨는 격렬한 동작으로 인해 왼쪽 척추동맥 내막이 찢어지고, 이에 따라 혈액이 스며들어 혈전이 형성됐다. 이 혈전은 뇌 시각 중추로 가는 주요 혈관을 막아 허혈성 뇌졸중을 유발했다. 결과적으로 A씨는 양쪽 눈의 왼쪽 반쪽 시야를 잃고 왼쪽 반신 감각을 잃는 심각한 상태에 이르렀다.
이러한 상태는 의학적으로 ‘척추동맥 박리증(VAD)’이라고 불리며, 의학 보고서에 따르면 매년 약 10만 명 중 1~1.5명에게 영향을 미친다. 특히 젊은 층의 뇌졸중 주요 원인 중 하나로, 자발적 요인이나 격렬한 목 움직임으로 발생할 수 있다고 전해졌다.
A씨는 곧바로 혈전 제거술과 동맥 내 혈전용해술 받았으며, 이후 이중항혈소판제 치료가 이어졌다. 치료 이후 하루 만에 증상은 크게 호전됐고, 14일 만에 퇴원할 수 있었다. 퇴원할 때는 가벼운 시야 결손만 남았다. 추적 검사에서도 혈관이 회복되는 양상이 드러났다.
18개월 후에는 시력이 크게 회복되어 가벼운 시야 결손만 남았으며, 다른 신경 기능은 완전히 회복된 것으로 알려졌다.
의료진은 “평소 운동량이 거의 없는 사람에게는 겉보기에 무해한 피트니스 게임조차 척추동맥 박리를 유발할 만큼의 기계적 스트레스를 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정용 피트니스 게임이 보편화되는 만큼, 드물게 혈관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해당 사례를 통해 비디오 게임과 뇌혈관 질환 사이의 직접적 인과관계를 연결 짓는 것은 어렵다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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