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냉동고기부터 30년 된 리코더까지…불필요한 물건 주는 시어머니

[서울=뉴시스]최현호 기자 = 몇 개월 지난 냉동 고기나, 불필요한 물건 등을 가져다 주는 시어머니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는 한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29일 JTBC ‘사건반장’에서는 결혼 10년 차 30대 후반 여성 A씨의 사연이 소개됐다.

A씨는 “저는 평소 미니멀리즘을 추구해서 굳이 필요하지 않으면 사지 않는다. 요즘 다 쓴다는 에어프라이어나 식기세척기, 건조기도 없이 지내고 있다”라며 이야기를 시작했다.

이어 “반면 저희 어머니는 맥시멀 리스트다. 매일 홈쇼핑을 들여다보시면서 요즘 핫하다는 물건은 전부 들이신다”면서 “서로 다른 생활 방식이야 그러려니 하지만 문제는 시어머니께서 저를 못마땅해한다는 거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시어머니가 일주일에 한 번씩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고 A씨의 집에 들르는데, 그 때마다 “집이 텅 비었다”라며 “없이 살면 박복하다”는 말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날 마트에서 산 식재료가 아닌 본인 집 냉동실에 있던 몇 개월 지난 식재료들을 가져온다고 한다. 숨이 다 죽은 채소, 갈변한 고기 등 언제 산 건지도 모르는 식재료를 먹으라며 잔뜩 주고 간다고 전했다.

A씨가 하루는 “아이 학용품을 사러 간다”고 하자, 시어머니가 “우리 집에 다 있다”면서 30년 전 아들이 쓰던 수채화 도구와 리코더, 백과사전을 줬다고 한다.

또 몇 년 전에는 A씨 부부가 이사할 때 시어머니가 김치냉장고를 사주겠다고 한 적이 있는데, A씨가 굳이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며 거절하자 시어머니는 “요즘 애들은 똑똑하게 살림하던데 너는 왜 사준다는데도 이렇게 빈티 나게 사냐”고 한 마디를 했다.

A씨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은 사고 싶지 않은데 매번 뭐라고 하시는 시어머니가 너무 스트레스다”라면서 “대체 어떻게 해야 하냐”라고 털어놨다.

박상희 열린사이버대 상담심리학과 교수는 “자기 살림을 어떻게 할 건가에 대해서는 기호나 취향이 있는 것 같다. 정말 깨끗하게, 깔끔하게 필요한 것만 딱 가지고 살고 싶으신 분들은 집에 이것저것 있으면 너무 스트레스다”라면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서로 양보하고 배려해 주고 맞춰야지 내 것을 강요하면 안 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30년 전에 쓰던 수채화 물감, 리코더를 요즘 애들이 쓰겠나”라면서 “시어머니한테는 조심스러운 얘기인데 심리 치료 같은 게 필요한 상황 아닌가. 그걸 강요하는 건 문제다. 저는 며느리 말씀이 맞다는 생각이 든다”라고 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wrcmania@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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