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장애인의 든든한 뿌리"…30년 헌신 천안 구산원 권정곤 원장 퇴임

[천안=뉴시스]송승화 기자 = 6월의 마지막 날, 힘없고 아픈 사람들을 위해 30년에서 2개월을 뺀 기간 동안 헌신한 중증장애인복지시설 ‘구산원’ 권정곤 원장의 정년 퇴임식이 열렸다.

권 원장은 지난 1996년 지금 구산원이 있는 충남 천안시 북면 전곡리에 터를 잡고 ‘사랑의집’을 설립했다. 그 당시 권 원장은 30대 후반으로 주저 없이 소외된 이웃과 함께하는 삶을 실천했다. 이후 같은 곳에 1998년 장애인거주시설 ‘사랑의집’이 ‘희망의집’으로 법인 전환되면서 지금의 ‘구산원’이 만들어졌다.

이날 구산원 거주 원생은 “원장님은 아침, 주말에도 항상 저희를 생각해 주시고 밥 먹을 때, 아플 때 항상 옆에서 걱정해 주셔서 든든했어요”라며 “웃으며 인사해 줄 때 저도 따라 웃었고, 건강하시고 꼭 자주 놀러 와 주셔요. 정말 고맙습니다”라며 퇴임을 아쉬워했다.

권 원장과 복지 일선에서 함께한 동료 후배 사회복지사 3명도 편지를 한 번씩 읽으며 감사와 아쉬운 마음을 전했다.

유재호 사회복지사는 “원장님은 언제나 조용히, 묵묵히 구산원을 지켜오신 든든한 뿌리셨다”며 “단지 이곳의 책임자가 아닌 ‘사람’을 끝까지 지켜주신 복지인이며 모두가 닮고 싶은 리더셨다”고 회상했다.

이영아 건강지원 팀장은 “휴일에도 일이 생기면 가장 먼저 달려오시고 이른 시간부터 이용인 식사를 손수 챙겨주셨다”며 “작업복을 입고 직접 현장을 둘러보시며 햇볕에 얼굴이 검게 타셨던 모습이 지금도 선하다”고 기억했다.

김평숙 상담평가요원은 “누군가 다투었을 때, ‘서로 이해해 보자, 잘해보자’라며 꾸짖기보다는 다독이며 다시 손을 잡을 수 있도록 해주셨다”며 “지난날을 빛내주셔서 감사드리며 건강하시고, 제2의 인생 꽃길만 걸으시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권정곤 원장은 “구산원이 여기까지 오면서 많은 선생님들 도움과 후원자의 물질적인 봉사를 통해서 왔고 돌아보면 우리 선생님들이 참 많이 도움을 주셨다고 생각했다”며 “이런 아름다운 모습들이 계속됐으면 좋겠고 구산원 발전을 위해서 봉사, 희생해 주실 것을 믿고 저는 떠나겠다”며 퇴임 소감을 밝혔다.

구산원은 중증장애인거주시설로 중증장애인들을 보호, 장애인 가족 구성원의 자립과 재활을 위해 일상생활지원, 의료지원, 사회심리지원을 통해 잔존능력을 최대한 증진시켜 사회의 구성원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설립된 사회복지 법인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ssong1007@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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