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발전 투자와 실제 재원 간 5400조원 갭"…세비야 회의

[바르셀로나(스페인)=AP/뉴시스] 김재영 기자 = 세계 100여 개 국이 30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모여 부자 나라와 빈곤국 간의 격차 문제와 이를 줄이기 위해 수 조 달러의 기금 마련을 논의한다.

이전까지 이 ‘발전을 위한 자금조달’ 회의에 적극 참여하고 자금의 주요 기여국이었던 미국이 불참해 자금 조달이 어느 때보다 어려움을 겪게 되었다.

스페인 남부 바르셀로나 회의는 나흘 간 일정이다. 많은 나라들이 국가채무 부담, 투자 감소, 국제원조 급감 및 무역 장벽 강화에 직면해 있다.

안토니아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회의 개회사에서 “자금조달은 발전의 엔진인데 지금 이 엔진이 허덕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비야에 모여 이런 기조를 바꿔 발전의 엔진을 정비하고 힘있게 돌려 요구되는 스케일과 속도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유엔과 주최국 스페인은 회의를 통해서 발전 촉진을 위한 연 4조 달러(5400조원)의 조달 갭을 축소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래야 수백만 명이 빈곤에서 벗어나고 2030년까지 유엔의 ‘지속가능한 발전 목표’가 달성된다.

세계 경제가 불확실성에 가득 차고 지정학적 긴장이 높아지는 상황이지만 ‘모든 지구인이 식량, 보건 관리, 교육 및 식수에 접근할 수 있다’는 어려운 목표에 도전할 수 있을 것으로 주최측은 기대하고 있다.

이번 세비야 회의에는 70여 개국의 정상들을 포함해 고위 대표단이 참가하는데 이전보다 수가 줄었다. 정부 대표와 함께 국제 금융기관, 개발은행, 자선단체, 시민사회 단체 등에서 수천 명이 참여한다.

지난 17일의 최종 준비 회동에서 미국은 유엔 193개 회원국들이 수 개월 동안 협상해서 내놓은 38페이지의 문서를 거부하고 세비야 회의 불참을 선언했다.

나머지 모든 나라들이 만장일치로 문건을 승인해 세비야로 보냈다. 이번 회의에서 변경없이 채택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문건은 ‘세비야 약속’으로 알려졌다.

발전에 필요한 총투자와 실제 투자 간의 차액이 연 4조 달러에 달해 이 간극을 메꾸는 것이 최대 급선무다.

정부 재원 확충을 위해 각국의 국내총생산 15%를 최소 세수입으로 하고 다자 개발은행의 대출 규모를 3배로 늘여야 한다는 제안을 담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국가채무 이자 지불액이 국가 보건 및 교육 지출보다 많은 나라에 33억 명이 살고 있다. 올해는 그 수가 34억 명으로 늘어난다. 올해 개발도상국들은 빚 이자로 9470억 달러(1240조원)를 지불할 전망이다.
◎공감언론 뉴시스 kj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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