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송=뉴시스] 김진호 기자 = “화탕지옥 같은 불길이 대전사를 집어 삼키려는 위태로운 상황이 지난 6일간 지속됐습니다. 아직도 잔불이 남아 있지만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도 밤을 새면서 대전사를 지켜준 모든 분들에게 소납은 대전사 대중들을 대표해 깊이 감사드리면서 엎드려 삼배를 올립니다.”
주왕산국립공원 입구에 소재한 천년고찰 대전사 주지 법일스님은 1일 지난 며칠간 경북 청송군을 덮친 대형 산불로부터 대전사를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한 모든 분들께 감사를 표했다.
법일 주지스님은 “경북소방본부 119산불특수대응단은 특수소방차와 호스로 주변에 물을 계속 뿌려주시고, 묵묵히 낙엽과 잡목을 제거해주신 소방청과 국립공원 관계자 분들,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보물인 보광전과 석탑, 화엄대종을 방염포로 감싸주신 문화유산청 관계자 여러분들의 노고를 생각하면 너무나 감사한 마음이다”라고 밝혔다.
또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진우스님은 현장을 방문하신 이후에도 매일 전화를 주시면서 산불진화 현황을 걱정해주셨다”며, “대전사 관할 교구본사인 제10교구 은해사 교구장 덕조스님과 회주 돈명 원로의원 스님, 조실 중화 법타스님께서도 매일 대전사 산불 현장을 지키시면서 대전사를 보호하기 위해 함께 해주셨다”고 말했다.
법일 주지시님은 “가장 고마운 분들은 산불 연기인 연무가 자욱해 소방헬기 비행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도 천년의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걸고 헬기를 운행하며 쉴 틈도 없이 물을 뿌려 진화작업을 해주신 소방청과 산림청 헬기 조종사 여러분들”이라고 고마움을 나타났다.
이어 “이러한 위기 상황에서 순직하신 헬기 조종사 박현우 기장님과 유족들에게 깊은 감사와 고인의 명복을 기원드린다”고 애도했다.
법일 주지스님은 “불길이 닥쳐오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자신을 돌보지 않고 산불진화에 헌신하신 모든 대중들이 아니었다면 과연 천년고찰 대전사가 역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아 있을 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모든 대중들의 헌신적인 희생으로 화마를 피해간 천년고찰 대전사는 이러한 위기상황을 극복해 피해를 복구할 것”이라며 “대전사 주지의 소임을 맡고 있는 소납은 대전사를 지켜주신 모든 대중들과 함께 기암괴석과 어우러져 울긋불긋 단풍이 일품인 천년고찰 주왕산 대전사의 새로운 천년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달 22일 의성군 안평에서 시작된 산불이 강풍을 타고 인근 안동과 청송, 영양, 영덕으로 급속하게 확산됐다.
소방당국과 청송군 등은 주왕산 장군봉에 떨어진 불씨가 능선을 타고 번지면서 천년고찰 대전사를 위협하자 화마로부터 대전사와 주요 문화재를 보호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주요 문화재는 안전한 곳으로 이전하고, 옮길 수 없는 문화재는 방염포로 감쌌다. 불길이 옮겨붙을 만한 주변 나무는 제거했다. 진화헬기와 소방차는 사찰 주변과 전각에 물을 뿌려 불길에 대비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제10교구 말사인 대전사는 보물을 비롯해 문화재 자료가 많은 중요한 사찰이다.
신라 문무왕 12년(672)에 의상대사에 의해 창건된 사찰로 고려 태조 2년(919) 눌음스님이 이곳에서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大典道君)의 명복을 빌면서부터 대전사로 불리게 됐다.
조선 중기 실화로 전소한 뒤 중창했다.
주요 문화재로는 보광전(보물 1570호)을 비롯해 보광전 석가여래삼존불(경북도 유형문화재 제356호)과 명부전 지장탱화(경북도 유형문화재자료 제468호), 명부전 지장삼존 및 시왕산(경북도 유형문화재자료 제469호), 주왕암 나한전 수불탱화(경북도 유형문화재자료 제470호) 등이 있다.
사적비, 부도4구, 보광전 앞 3층 석탑 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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