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車 생산, 세계 7위로 후퇴…獨·멕시코에 추월당해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국내 자동차 생산량이 지난해 412만대에 그치며 세계 7위로 내려앉았다. 이는 전년 대비 2.7% 감소한 수치로, 멕시코(420만대)에 밀려 한 단계 하락했다.

한국은 2020년 코로나19로 주요 국가들의 생산 차질이 발생한 틈을 타 5위까지 올랐으나, 이후 독일(2022년), 멕시코(2023년)에 차례로 추월당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의 ‘2024년 세계 자동차 생산 현황과 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 생산량은 412만8242대로 전년 대비 2.7% 감소했다.

이는 현대차·기아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의 해외 생산이 계속 확대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대차 체코 공장은 연간 33만대, 인도 공장은 75만대, 터키 공장은 22만대까지 증가했으며, 기아 역시 멕시코와 인도에서의 생산량을 지속적으로 늘리는 상황이다.

내수 시장 위축도 생산 감소의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기조로 인해 신차 구매가 줄어들었고, 전기차 보급 확대 정책이 지연되면서 내수 회복이 어려운 상황이다.

여기에 미국 정부의 관세 부과 가능성이 대두되면서 대미 수출 전망도 불투명해졌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 이후 보호무역 정책을 강화하면서, 국내에서 생산된 차량의 수출이 더욱 위축될 가능성이 커졌다.

세계 자동차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중국과 인도의 전기차 시장 지배력 강화는 한국 자동차 산업에 새로운 도전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중국은 전기차 배터리 원재료부터 완성차 생산까지 전 과정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보이며 글로벌 시장을 장악해 가고 있다. 인도 역시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생산을 동시에 늘리며 글로벌 3위 자동차 생산국으로 도약했다.

한국 자동차 산업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업계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해 보인다. 특히 친환경차 보급 확대와 내수 시장 활성화를 위한 세제 혜택 강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이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KAMA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생산 규모 유지 및 확대라는 명확한 목표 아래 국내 생산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국내생산촉진세제(가칭)’ 도입 등 정부 특단의 정책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eesuk@newsis.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