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박지혁 기자 = 국가대표를 꿈꾸는 중학생 축구 꿈나무가 혈액암을 극복하고 4년 만에 주전 선수로 그라운드에 복귀한다. 제일 좋아하는 축구선수 손흥민(토트넘)의 손 편지가 큰 힘이 됐다.
8일 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강민재(마장중 3년) 선수는 초등학교 4학년 때 취미로 시작한 축구에 재능을 보이면서 5학년이던 2021년 2월 수원FC 유소년팀에 입단했다.
그러나 같은 해 6월 혈액암 중 하나인 ‘T-세포 림프모구성 림프종’을 진단받았다.
평소 운동뿐 아니라 공부도, 노는 것도 잘했던 민재였지만, 갑작스러운 투병 생활은 몸과 마음을 크게 지치게 했다.
아픈 몸을 치료하기 위한 항암치료 과정에서 무엇보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좋아하는 축구를 앞으로 못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이었다.
머리를 다 밀고 병원에서 치료받는 동안, 민재는 축구 전지훈련 중인 친구들 생각에 매일 울었다고 한다.
축구를 향한 꿈으로 힘든 치료를 버텨낸 민재는 항암치료 중이던 2023년 1월 그라운드로 복귀했었다. 처음에는 치료 기간 중 몸의 근육이 다 빠져 걷는 것조차 힘들었다.
축구장에 가긴 했지만 5분 정도 겨우 경기를 뛰고 나면 벤치를 지켰다. 큰 병을 극복하고, 언제든지 돌아오라는 구단의 따뜻한 배려 덕분에 민재는 몸을 회복하며 축구 선수로서의 예전의 기량을 서서히 찾았다.
자신의 우상 손흥민이 직접 손으로 쓴 편지가 힘든 투병시기를 극복할 수 있는 큰 원동력이었다.
민재는 “손흥민 선수가 힘든 치료를 이겨낸 것처럼 끝까지 포기하지 말고 최선을 다하라고 직접 손 편지도 보내주셔서 큰 힘이 됐다”라며 “열심히 노력해서 꿈에 그리던 국가대표가 돼서 제가 아팠을 때 도와주셨던 모든 분에게 꼭 보답해 드리고 싶다”라고 전했다.
보호자는 “큰 대회 출전 시 항암제로 인해 속도 좋지 않고 머리도 어지럽고 매우 아파 힘들어하면서도, 운동을 다시 할 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 좋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에 축구를 얼마나 좋아하는지 알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민재가 경기에 다시 뛸 수 있도록 힘이 되어준 가족들과, 병원 의료진, 학교와 구단 관계자분과 친구들을 비롯해 민재가 건강을 되찾을 수 있도록 큰 힘을 주신 모든 분께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서울성모병원 소아청소년과 이재욱 교수(주치의·소아혈액종양센터장)는 “힘든 항암치료를 잘 마치고 다시 좋아하는 운동을 해서 기쁘며, 앞으로도 원하는 축구를 건강하게 잘해 나가기를 바란다”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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