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 폐기물로 배터리 만든다

[지디넷코리아]

방사성 폐기물에서 에너지를 얻는 혁신적인 배터리 기술이 개발됐다고 과학전문매체 라이브사이언스가 2월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원자력 발전은 탄소를 배출하지는 않으나 환경에 유해할 수 있는 방사성 폐기물을 만들고 이는 수천 년 동안 환경과 인간에게 위험을 줄 수 있다.

미국 오하이오 주립 대학 연구진은 핵 폐기물을 재활용해 전력을 생산하기 위해 방사선을 흡수할 때 빛을 내는 고밀도 물질 ‘신틸레이터’(scintillator) 결정을 태양 전지와 결합했다. 해당 연구 논문은 학술지 ‘옵티컬 머티리얼스 X’에 실렸다.

방사성 폐기물로 에너지를 얻는 기술이 개발됐다. (사진=픽사베이)

오하이오 주립대 기계·항공우주 공학 교수이자 해당 논문 주저자인 레이먼드 카오는 “핵폐기물은 대부분의 물질을 관통할 수 있는 고에너지 형태인 강력한 감마선을 방출한다”고 밝혔다.

또 “우리 장치는 신틸레이터를 사용한다. 신틸레이터는 이런 감마선을 흡수해 에너지를 가시광선으로 변환하는 특수 소재로 어둠 속에서 빛나는 야광 물체와 비슷하게 작동하나 햇빛이 아닌 방사선에 의해 빛난다. 이 빛은 태양전지 패널과 같은 태양 전지에 의해 포착되어 전력으로 변환된다”고 덧붙였다.

설탕 티스푼 1개 정도인 4입방센티미터(cm³)에 불과한 시제품 배터리는 오하이오 주립대 원자로 연구소에서 세슘-137과 코발트-60이라는 두 가지 방사성 원소를 사용해 테스트됐다.

해당 배터리는 세슘-137을 사용했을 때 288나노와트(nW)의 전력을 생산했다. 더 방사성이 강한 코발트-60 동위 원소를 사용할 경우 1천500나노와트의 전력을 생산했는데 이는 마이크로칩이나 비상 장비와 같은 마이크로 전자 시스템을 작동시키기에 충분한 전력이다.

배터리 이미지 (사진=픽사베이)

해당 출력은 주전자에 물을 끓이는데 필요한 킬로와트(kW)보다 훨씬 낮지만, 연구진들은 적절한 전력 공급원만 있다면 해당 기술이 와트(W) 수준이나 그 이상의 응용 분야로 확장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물론 이 기술은 높은 수준의 방사선이 필요하기 때문에 일반 가정이 아닌 핵 폐기물 매립지에 설치해야 한다. 또, 방사선이 해당 배터리에 쓰이는 신틸레이터와 태양 전지를 점차 손상시키기 때문에 내구성이 높고 방사선에 강한 재료에 대한 추가 개발이 필요하다고 연구진은 밝혔다.

이런 한계를 극복할 경우 이 기술을 고방사능 지역에 적용해 매력적인 에너지 솔루션으로 쓸 수있으며, 원자력 발전의 위험한 부산물을 잠재적인 에너지원으로 변환시키는 데 성공한 것이라고 해당 매체는 평했다.

연구진은 “핵 배터리 개념은 아주 유망하다”며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지만 미래에 이 접근 방식이 에너지 생산과 센서 산업 모두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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