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유희석 기자 = 현대차와 기아가 협력사와 상생 강화를 위해 하도급 대금을 100% 현금으로 지급하고, 결제도 신속히 진행해 눈길을 끈다.
협력사들의 안정적인 경영을 지원하고, 금융 비용 부담을 줄여주려는 노력의 일환이다. 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취임 이후 그룹 차원에서 추진 중인 ‘신(新)상생 협력’ 방안이 그룹에서 안착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20일 현대차·기아의 하도급 대금 결제 자료에 따르면, 양사는 2023년부터 현재까지 모든 하도급 대금을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고 있다.
이는 협력사 및 하도급 업체가 원활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전략으로, 자금 유동성을 높이고 금융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크다.
현대차와 기아는 지급 기한도 단축해 빠른 결제를 이행하고 있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현대차의 하도급 대금 중 76.3%가 10일 이내 지급됐고, 기아 역시 같은 기간 10일 이내 결제된 대금이 72.5%를 기록했다.
이는 업계 평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단기 결제를 통해 협력사의 경영 안정을 지원하는데 집중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11~15일 이내 지급된 대금 비중도 지난해 전년 대비 소폭 늘면서, 더 신속한 대금 지급 체계를 확립해 가고 있다.

현대차와 기아의 신속한 하도급 대금 지급은 정의선 회장의 상생 경영 지원 확대가 밑바탕이 됐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22년 1~3차 협력사를 아우르는 ‘신(新)상생협력’ 활동을 발표했고, 이를 위해 5조2000억원 규모의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원자재 납품 대금 연동제를 적용하고, 협력사의 연구개발(R&D)과 사업다각화를 지원하기 위한 펀드도 조성했다.
이를 통해 협력사들은 저금리 대출을 활용해 금융 부담을 줄이고, 미래 차 시장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
현대차와 기아는 협력사와의 공정한 거래를 보장하기 위해 ‘투명 구매 실천센터’, ‘상생협력 실천센터’ 등도 가동 중이다. 이외에도 하도급업체가 자금 조달과 경영 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과 글로벌 공급망 불안 등으로 악화일로의 경영 환경 속에서 국내 자동차 산업이 계속 성장하려면 상생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며 “현대차와 기아의 신속한 하도급 현금 지급 정책은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 제고에도 긍정적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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