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현장] 류광준 과기혁신본부장 “아무리 힘들어도 묵묵히 소 키울 것”

[지디넷코리아]

“지난해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을 맡을 때는 과학기술계 예산 구조조정과 여러 이슈들이 뒤얽혀 마음이 편치 않았습니다. 그런데 1년이 지난 지금, 마음이 더 편치 않습니다.”

2주 뒤면 취임 1년을 맞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류광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이 13일 마련한 미디어데이에서 던진 첫 마디다.

R&D 분야는 가장 큰 현안이었던 예산이 올해 3조원이 넘게 늘었다. 기획재정부 발표에 따르면 정부 R&D 예산은 지난 2023년 29.3조원에서 올해 29.6조 원이 됐다. 지난해엔 26.5조원이었다.

그렇다면 도대체 뭐가 류 본부장 마음을 불편하게 했을까. 그의 가장 큰 고민을 뭘까.

류 본부장은 “전 세계적으로 기술패권 경쟁이 엄청 심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우리는 잘 대응하고 있나, 뭔가 빠뜨린 것은 없나 하는 생각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마치 마음 속 깊이 무거운 추를 달고 다니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그만큼 세상은 시시각각 변하고 있는데, 이 같은 격량 속에 ‘대한민국호’는 순항하고 있느냐는 반어법적 문제 제기다.

류 본부장은 올해 광복 80주년에 대한 단상으로 걱정하는 마음의 일단을 드러냈다.

20년 후인 2045년이면 광복 100주년이 되는데, 그 때가 돼 2025년의 대처를 되짚어 봤을 때 우리가 제대로 대응했는지에 대해 스스로 자문한다는 얘기다.

“이에 제대로 대응했다는, 가치 있는 평가를 받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 전면에 나서 더 열심히, 미래를 내다보고 일할 것입니다. 누군가는 묵묵히 소를 키워야 하지 않겠습니까.”

이날 논의의 초점은 현안진단보다 R&D 방향이었다. 우리나라 R&D 방향을 어디로 끌고 가야 하느냐는 것이었다.

지난 달 일어난 딥시크 충격에서 보이듯, 이제는 추격형 R&D로는 대응 자체가 어렵다. 과기정통부가 지난 2023년부터 선도형 R&D로 전환한 이유라는 것이다.

“지난해 R&D 예산 구조조정이 있었습니다. 과거와는 달리 추격형에서 선도형으로 전환해야 할 필요가 2023년부터 제기됐습니다. 그런데, 이게 묘하게 서로 맞물려 당초 의도가 가려졌지요.”

자료=GIST 연구현장.

류 본부장의 설명이다.

이를 위해 과기정통부가 펼쳐 놓은 일도 많다. 눈에 띄는 것만 꼽아보면 ▲R&D 예비타당성 조사 폐지 ▲글로벌 톱 연구단 도입, 확대 ▲혁신, 도전형 연구 확대 ▲과기우수인재 확대 강화 ▲과기혁신펀드 1조원 조성 등이다.

이외에 ▲벽허물기 정책이나 ▲국제협력 지향 ▲평가제도 전문성 및 투명성 강화 등도 눈길을 끈다.

정책들 하나하나가가 선도형 R&D라는 큰 방향타 아래 항목 하나하나를 촘촘한 그물처럼 얽혀있다. 물고기가 도망 못가게 이중, 삼중으로 그물을 쳐 놓은 듯 여러 정책을 얽어 놨다.

정부출연연구기관 R&D 체제 개선에 대한 복선도 깔려 있다. 공공기관 지정 해제와 실효성 있는 특정평가라는 당근과 채찍도 함께 주어졌다.

류 본부장은 이날 행사 마무리 발언으로 “선도형 R&D는 지난해는 시작이고, 올해는 본격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연구현장과 국민이 체감하는 걸 보여주겠다”고 언급했다.

과기정통부가 이 난국을 어떻게 헤쳐 갈지 지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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